'잘하는 분야' 집중한 LG이노텍…기판소재 키워 코로나 와중에 흑자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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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동 사장 "감동 못 주는 사업 정리"…체질 개선의 힘
1분기 매출 47% 껑충
하루 생산량 업계 최고
1분기 매출 47% 껑충
하루 생산량 업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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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는 사업 더 잘하게
LG이노텍은 올 1분기 매출 2조109억원, 영업이익 1380억원을 올렸다. 코로나19 확산에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46.9% 늘었다.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792억원)를 뛰어넘었다. 2년 전인 2018년 1분기와 비교하면 일곱 배 이상 뛰었다.
기대 이상의 실적 호조에는 기판소재사업이 ‘숨은 효자’ 역할을 했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업체로 알려진 LG이노텍을 지켜준 건 전자기기의 기본 뼈대 역할을 하는 기판소재였다. 올 1분기 기판소재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289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률도 18%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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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의 예상은 적중했다. 통신용 반도체 기판인 라디오프리퀀시-시스템인패키지(RF-SiP) 성장세가 가장 가파르다. 통신용 반도체 기판인 RF-SiP는 스마트폰 두께를 얇게 유지하면서도 고용량 통신 반도체를 탑재할 수 있도록 돕는 부품이다. RF-SiP는 매년 매출이 40%씩 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5G(5세대) 스마트폰과 폴더블폰이 확산하면서 스마트폰에 필요한 반도체 용량도 커지고 있다”며 RF-SiP 수요가 급증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전기신호를 전달하는 얇은 막)와 포토마스크(미세회로를 새긴 차단막)도 앞날이 유망하다. LG이노텍은 두 제품의 부피를 줄이면서도 미세회로를 그릴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고해상도와 얇은 베젤 디스플레이에 적합하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10.5세대 LCD(액정표시장치)를 개발 중이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도 활발히 개발하고 있다”며 “신제품을 개발하면 두 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분석했다.
“고객 감동 못 주면 과감히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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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생산 혁신 속도를 높였다. LG이노텍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통신용 반도체 기판 공정에 새로운 공법을 도입했다. 제품 가공 시간을 줄이고, 시간당 생산량을 늘렸다. 신소재를 개발해 기존 제품보다 통신 중 발생하는 신호 손실을 70% 줄이는 데 성공했다.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 공정에도 독자적인 접착 기술을 개발하고, 장비를 최적화해 공정 속도를 높였다.
LG이노텍은 꾸준한 연구개발(R&D)을 통해 혁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해 LG이노텍은 국내 R&D 투자 상위 100대 기업 중 12위를 차지했다(한국 산업기술진흥원). 정 사장은 “지속 성장의 기반을 구축하면서 동시에 1등 소재부품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