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도 버거운데…러시아서 야생진드기 '주의보'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사람에게 치명적인 균을 옮길 수 있는 '야생진드기' 피해가 늘어나면서 보건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1일 러시아 관영 통신인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 모스크바 지부는 최근까지 야생진드기에 물린 주민이 291명으로 조사됐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특히 극동 연해주에서는 야생진드기에게 물린 사람이 686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약 30%가 질병에 취약한 17세 미만의 미성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현지 매체인 보스토크 미디어가 보건당국을 인용해 전했다.

다행히 현재까지 야생진드기로 인한 감염은 없는 것으로 러시아 보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야생진드기의 활동 시기는 통상 5월부터 7월 사이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이상기온 현상으로 그 시기가 점차 앞당겨지고 있다.

과거에는 산림 지역에서 주로 출현했었지만, 지금은 나무가 있는 시내 도심 지역에서도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생진드기는 위험한 질병을 사람에게 옮겨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감염병 매개체다.

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는 최근까지 1천257 마리의 진드기를 검사한 결과 중 164 마리의 진드기에서 라임병을 유발하는 보렐리아균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라임병은 감염 초기 인플루엔자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치료하지 않으면 혈액을 타고 다른 부위에 퍼져 만성적인 관절염과 심장질환, 신경계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러시아 정부는 야생진드기에 물리는 사례가 잇따르자 방역을 강화하는 동시에 무료예방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학술원) 소속의 마리나 크리보셰이나 곤충학 박사는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은 야생진드기가 주로 서식하는 곳에 가지 않고 끊임없이 건강 상태를 살피는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