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광영고등학교 교실에서 방역 소독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양천구 광영고등학교 교실에서 방역 소독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태원 클럽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하면서 13일로 예정됐던 고3 학생들의 등교 수업이 더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등교 수업 여부에 대한 결정을 2~3일 뒤 결정할 예정이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이상수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고3 학사일정 변경 여부는 질병관리본부, 중대본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 또한 "이태원 클럽 관련 역학조사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등교 일정을 당장 결정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2~3일 동안 역학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등교개학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3 등교가 13일부터 예정됐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결정해야 한다"며 "화요일까진 방향을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 유치원과 초등·중·고등학교는 13일부터 등교 수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고3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계획됐다. 20일엔 고2·중3·초1∼2·유치원, 27일엔 고1·중2·초3∼4, 다음달 1일엔 중1과 초5∼6이 등교한다.

그러나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50명을 넘기면서 학생들의 등교 여부가 불확실해지고 있다. 학무보들은 등교 수업을 다시 연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클럽 직접 방문자 외에도 가족이나 지인, 동료 등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되고 있어서다. 고등학생 학부모인 정모 씨는 "클럽 방문자 가족 가운데는 학생이 당연히 있을 것"이라면서 "전원을 자가격리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모두가 2주 동안 더 거리두기를 하는 게 당연한 조치"라고 말했다.

등교가 열흘가량 남은 초등 저학년생들과 유치원생 학부모들도 동요하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 맘카페 등을 통해 "등교를 강행해도 괜찮은 것이냐", "당연히 미뤄야 한다", "아이를 안 보낼 것"이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전체 학년 등교 연기 청원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15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그러나 고3 학생들과 학부모 사이에선 등교 수업을 강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예정대로 등교해도 다음날 바로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고 이달 말 중간고사를 치르는 등 대입 준비까지 일정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한 고3 학부모는 "생활방역이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지 않는 한 개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