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정부, 합의안 마련…금지 조처 두달 보름만
이탈리아서 18일부터 미사 재개…마스크 착용 의무화
가톨릭 국가인 이탈리아에서 지난 3월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금지된 미사 개최가 이달 18일부터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탈리아 정부와 이탈리아주교회의(CEI)는 7일(현지시간) 이러한 내용의 미사 재개 방안에 합의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오는 18일부터 신자들의 미사 참석은 물론 성당 내 결혼식, 세례성사 등 각종 의례가 허용된다.

다만, 신자들은 미사 참석시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최소 1m 이상의 안전 거리를 유지하는 등 엄격한 방역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개별 성당의 책임 사제는 최대 입장 가능한 신자의 수를 자체적으로 정해 이에 맞게 미사를 주례하고, 필요하면 추가 미사를 개최할 수 있다.

사제는 미사를 주례하는 내내 마스크를 쓸 필요까지는 없으나, 성체성사를 할 때 마스크는 물론 위생 장갑을 착용해야 한다는 의무 사항을 뒀다.

성가대는 미사 참석이 불허되고 성수반도 사용되지 않는다.

신자들이 서로 악수를 나누며 평화를 기원하는 의식 역시 생략된다.

이탈리아서 18일부터 미사 재개…마스크 착용 의무화
이번 합의에 대해 양측은 가장 합리적인 결론이 도출됐다며 흡족해했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가장 안전한 방식으로 미사가 재개될 수 있게 됐다"고 환영했고, 구알티에로 바세티 CEI 의장도 "정부와 CEI 간 긴밀한 협력과 시너지의 결과물"이라며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하던 지난 3월 초 전국 이동제한령 등의 고강도 봉쇄 조처를 내리면서 장례·결혼식은 물론 미사 참석까지 금지했다.

성당 개방이 유지되는 한편 개인적인 예배는 허용됐으나 가톨릭계 일각에선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에 위배되는 조처라며 강한 불만이 쏟아져나왔다.

지난달 말에는 이탈리아 정부가 단계적 봉쇄 완화 일정을 발표하면서 미사 참석 금지 조처에 대해선 방역상의 필요성을 들어 당분간 풀지 않겠다고 밝혀 가톨릭계와의 갈등이 더 증폭됐다.

이탈리아에선 이달 4일부터 제조업·도매업·건설공사 등의 생산·경제 활동이 정상화됐고 참석 인원 15명 이내의 장례식도 허용됐다.

미사가 재개되는 18일에는 일반 소매 상점과 박물관, 도서관 등이 문을 열고 내달 1일부터는 음식점·술집 등의 영업이 재개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