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에 대통령 행태 국민 건강에 실질적 위협"

브라질의 중도좌파 정당 소속 상원의원들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집회 참석 금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지속가능네트워크(REDE) 소속 상원의원 2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큰 집회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참석을 금지해 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전날 상파울루 지역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는 동안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와 브라질 보건부, 지방 정부 등의 권고를 무시한 채 집회에 참석하거나 부추기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행태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의 거의 모든 국가가 따르고 있는 노선에 반하는 것"이라면서 "국민의 건강을 실질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브라질 중도좌파 상원의원들 "대통령 집회참석 금지해달라" 소송
수도 브라질리아에서는 지난 3일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는 차량 시위와 집회가 열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대통령궁 앞에 모인 시위대 앞에서 연설하면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지사들이 사회적 격리 조치를 시행하는 데 대해 "일부 주지사에 의해 무책임한 방식으로 일자리가 파괴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사회적 격리 조치 권한이 주지사·시장에 있다고 판결한 연방대법원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군부의 개입을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도 했으며, 시위대는 의회와 대법원 폐쇄를 주장하면서 군부 쿠데타를 촉구했다.

브라질 중도좌파 상원의원들 "대통령 집회참석 금지해달라" 소송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반민주적이고 위헌적인 집회에 잇따라 참석하면서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19일에도 브라질리아 육군본부 앞에서 열린 군부 개입 지지 집회에 참석해 연설했다.

당시에도 시위 참가자들은 의회·대법원 폐쇄와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 좌파 탄압에 이용된 보안법 부활, 군부의 정치 개입 등을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