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유튜브에 공개된 '어린이날, 마인크래프트로 만나는 청와대' 장면.
청와대 유튜브에 공개된 '어린이날, 마인크래프트로 만나는 청와대' 장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대통령 내외는 어린이들을 청와대로 초청하는 대신 게임(마인크래프트) 속 캐릭터로 변신해 어린이들을 위로했다.

이날 청와대가 유튜브에 공개한 이 영상은 온라인 교육을 받던 어린이가 가상공간에 구현된 청와대 내부로 '순간이동'을 해 대통령 부부를 만나 청와대를 여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린이들은 화면을 통해 가상의 청와대 공간에서 펼쳐지는 군악대 환영무대를 지켜보고 청와대 본관 내부와 집무실, 질병관리본부 브리핑 현장, 지하철 방역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본관 계단에 전시된 김식 작가의 '금수강산도'나 청와대에 사는 문 대통령의 반려묘 '찡찡이'의 모습도 세심하게 구현됐으며 뉴스로만 접했던 청와대 본관 내부와 집무실, 질병관리본부 브리핑 현장, 지하철 방역 모습도 볼 수 있다. 청와대 뒤편의 북악산, 앰뷸런스, 지하철 등도 세세하게 표현했다.

청와대 전경이나 등장인물 등은 블록형 건설게임이자 '게임계의 레고'라고도 불리는 '마인크래프트' 포맷을 활용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어린이날인 5일 가상공간 속에 마련된 청와대를 어린이들에게 소개하는 특별 영상에 등장해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가 제작해 유튜브에 공개한 이 영상은 온라인 교육을 받던 어린이가 가상공간에 구현된 청와대 내부로 '순간이동'을 해 대통령 부부를 만나 청와대를 여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어린이날인 5일 가상공간 속에 마련된 청와대를 어린이들에게 소개하는 특별 영상에 등장해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가 제작해 유튜브에 공개한 이 영상은 온라인 교육을 받던 어린이가 가상공간에 구현된 청와대 내부로 '순간이동'을 해 대통령 부부를 만나 청와대를 여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사진=청와대 제공
이 게임은 가상 세계에서 다양한 블록을 활용해 여러 지형이나 건물을 만들어 탐험하는 것으로 청와대는 "어린이들이 친근하게 느끼도록 이런 형식을 취한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영상 속에서 마인크래프트 포맷이 적용된 캐릭터로 등장해 어린이들을 안내했다. 문 대통령은 직접 녹음한 캐릭터 대사를 통해 "요즘 집에만 있으려니 많이 갑갑했을 것이다. 친구들도 보고 싶고, 선생님도 생각났을 것"이라며 "이곳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친구들의 웃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껏 뛰어놀았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간호사, 의사 선생님은 물론 많은 분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코로나와 싸우고 있다. 어른들도 코로나를 이기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며 "우리 국민 모두는 코로나19를 이기는 영웅"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영상 마지막 부분에서는 실제 모습으로 등장해 "우리나라의 소중한 보물인 어린이 여러분 반갑다"며 "이 영상이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 여러분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 사랑합니다"라고 어린이날 축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꿋꿋이 참아준 어린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자 이번 영상을 준비했다"며 "30명이 넘는 인력이 1주일 밤을 지새며 만든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랜선 특별초청' 영상 캡처
'청와대 랜선 특별초청' 영상 캡처
한편 영상에 등장하는 맵 '청와빌리지'는 오픈소스로 공개해 마인크래프트 이용자 누구나 청와대 가상공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특히 도티 등 다섯 명의 유명 크리에이터들이 청와대 맵을 탐험하는 영상도 추후 공개된다. 맵 곳곳에 특별한 아이템도 숨겨놔 탐험하는 재미를 더했다.

강정수 디지털소통센터장은 "30명 인원이 일주일간 달려들어 밤을 새우면서 수작업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어린이를 위해서 브리핑 룸에서 브리핑한 것을 레고로 구현한 콘텐츠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우리도 어린이날에 맞춰서 비대면 초청 기획을 하게 됐다"고 했다.

강 센터장은 "문 대통령은 마인크래프트에 대해 이미 알고 계셨고, 긍정적으로 반응하셨다"면서 "초등학생들이 가장 좋아하고 소구력 있는 수단을 고민했고, 어린이들이 대통령과 함께 체감할 수 있도록 이런 형태(마인크래프트)를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