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삼성 협력회사 채용 한마당’을 방문한 구직자들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기업 원익머트리얼즈 부스에서 채용 면접을 보고 있다. 윤부근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뒷줄 오른쪽 다섯 번째) 등이 면접을 보는 구직자들을 응원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19 삼성 협력회사 채용 한마당’을 방문한 구직자들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기업 원익머트리얼즈 부스에서 채용 면접을 보고 있다. 윤부근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뒷줄 오른쪽 다섯 번째) 등이 면접을 보는 구직자들을 응원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협력사에 기술, 인력, 자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협력사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성장 가능한 상생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기업 경쟁의 패러다임이 개별 기업 간 경쟁에서 ‘기업과 협력사로 연결된 네트워크’ 간의 경쟁으로 변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의 발전이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철학을 갖고 상호 성장할 수 있는 상생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협력사 혁신활동 컨설팅

삼성전자가 최근 주력하고 있는 것은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다. 삼성전자는 경영관리, 제조, 개발, 품질 등 해당 전문분야에서 20년 이상 노하우를 가진 삼성전자 임원과 부장급 100여 명으로 상생컨설팅팀을 구성했다. 협력사의 취약분야에 맞춤형 혁신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조직이다.

상생컨설팅팀은 협렵업체에 △마케팅 △개발 △제조 △품질 △구매 등과 환경안전 분야의 개선 활동도 지원 중이다. 2016년부터는 컨설팅 범위를 확대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사의 글로벌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특허도 공유한다. 삼성전자는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5년부터 보유 특허 총 2만7000여 건을 개방했다. 특허 활용을 원하는 중소기업이 특허 공유를 신청하면 계약 조건 등 협의를 거쳐 특허를 제공받을 수 있다. 총 400여 개 기업이 삼성전자로부터 이를 통해 기술을 무상 이전받았다.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은 삼성전자 상생협력의 대표적인 브랜드가 됐다.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은 자동화·지능화 분야 기술을 통해 중소·중견 제조기업 공장운영 전반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국내 중소·중견 기업에 최적의 생산 현장을 구현하고 있다. 최고 품질의 제품을 가장 경제적으로 생산·공급할 수 있는 제조공장인 스마트공장을 구축해 국내 기업의 제조 역량 향상에 기여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품질·생산성 향상→매출 증대→일자리 창출’의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스마트공장 지원 대상에는 삼성과 거래가 없는 중소·중견기업도 포함된다.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중소·중견기업 1086개사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했다.

○인력육성 적극 지원

협력사들이 뛰어난 인재를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삼성전자의 중점 사업이다. 삼성전자는 협력사 교육을 전담하는 ‘상생협력아카데미 교육센터’를 2013년 경기 수원에 신설했다. 체계적인 인재 육성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상생협력아카데미 교육센터는 협력사 임직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삼성전자 임직원에게 제공하는 교육체계와 교육 콘텐츠를 협력사 임직원에게도 무상으로 지원한다. 협력사들은 △신입사원 입문 △보직장·임원 승격 과정과 같은 교육 △글로벌 및 리더십 교육 등 다양한 과정을 활용할 수 있다.

우수인력 채용 지원도 돕는다. 삼성전자 상생협력아카데미 청년일자리센터는 ‘삼성 협력회사 채용한마당’을 개최해 우수인재를 원하는 협력사와 일자리를 희망하는 구직자 간 만남의 장을 제공한다. 중소·중견기업 우수인력 확보와 청년 실업난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행사에는 삼성전자 협력사 58개를 포함한 총 100여 개 협력사가 참여했다.

○상생의 선순환에 주력

삼성전자는 성장의 온기가 1차 협력사를 거쳐 2·3차 협력사까지 골고루 퍼지는 ‘상생의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지난달 29일 반도체 분야 협력사에 역대 최대 규모인 805억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한 게 좋은 사례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매년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이사회를 열어 반도체 부문 협력사 인센티브 지급액을 결정한다. 올해는 이 자리에서 259개 중소기업에 620억원을 지급하는 것을 포함해 전체 협력사에 805억원 이상을 주기로 했다. 지난해(740억7000만원)보다 인센티브 규모를 8.6% 늘렸다. 인센티브 지급 첫해인 2010년(50억원)과 비교하면 15배가량 금액이 많아졌다.

지난 1월 설을 앞두고도 협력사들의 원활한 자금 운영에 보탬이 되기 위해 1조2000억원 규모의 물품 대급을 지급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엔 2조6000억원 규모 긴급 경영자금도 지원했다. 삼성은 상생펀드 등 상생 프로그램과 연계해 1조원의 운영자금을 무이자 또는 저금리로 대출했고 1조6000억원 규모의 2월 물품 대금을 조기에 지급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