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집단 탈옥 시도 있었다"…야권·유족 "무자비한 대학살"
베네수엘라 교도소 폭동 사망 47명으로 늘어…인권단체 조사요구
베네수엘라의 교도소 폭동의 사망자가 47명으로 늘어났다.

3일(현지시간) AFP·EFE통신 등은 야권과 시민단체를 인용해 지난 1일 오후 베네수엘라 북부 과나레의 로스야노스 교도소에서 발생한 폭동으로 지금까지 47명이 숨지고 75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사건 직후 당국이 밝힌 사망자 17명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사망자는 모두 수감자이며, 부상자 중엔 교도관도 포함됐다.

당국은 수감자들이 동반 탈옥을 시도하기 위해 교도소 보안 펜스를 부수면서 폭동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야당 의원은 탈옥 시도는 없었다며, 수감자들이 음식이 지급되지 않는 데 항의하며 벌인 폭동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인 베네수엘라교도소관측소(OVP)에 따르면 750명 정원인 이 교도소엔 현재 2천500명이 수감 중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수감자들의 식량 사정이 더욱 열악해졌다.

보통 면회 오는 가족과 친구들이 수감자들에 음식과 약을 가져다줬는데 코로나19 이후 면회와 음식 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교도소 폭동 사망 47명으로 늘어…인권단체 조사요구
교도소 내에 지인이 있다는 예시카 히메네스는 AFP에 "교도관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교도관들이 음식이 전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무자비한 대학살"이라고 비난했다.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도 트위터에 "독재정권의 통제와 책임하에 있는 교도소에서 발생한 대학살"이라고 표현했다.

인권단체들은 철저한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트위터에 이번 사건이 "매우 걱정스럽다"며 베네수엘라 당국을 향해 "철저한 조사와 교도소 과밀 해소, 기본권 보장"을 촉구했다.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도 성명에서 "(당국은) 탈옥 시도가 있었다고 말하면서 무력 사용을 정당화하려고 하고 있다"며 당국의 대응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