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코로나 영향 제한적…삼성 반도체, LG 가전 저력
코로나 충격에 2분기 '보릿고개'…하반기도 불확실성 가중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1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LG전자의 가전 등 주력 부문이 활약하며 코로나19 가운데서도 저력을 나타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이 본격 반영될 2분기가 실적 '보릿고개'가 될 전망이라 1분기 선방에도 불안감은 가중한다.

삼성·LG전자 코로나 속 1분기 선방했지만…2분기가 두렵다
◇ 삼성·LG 모두 1분기 코로나 영향 제한적
30일 양사의 1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이 6조4천47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3%, 매출은 55조3천252억원으로 5.61% 증가했다.

LG전자 영업이익은 21.1% 증가한 1조904억원, 매출은 1.3% 감소한 14조7천27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LG전자는 가전 실적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3조9천9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는 3.2% 감소했으나 전 분기보다는 15.7% 증가했다.

반도체 1분기 매출은 17조6천4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1.9% 증가했고, 전 분기 대비로도 5.1% 성장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IT 수요가 증가하며 서버·PC 중심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견조했고, 모바일 수요도 지속됐다.

시스템 반도체도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스마트폰 담당 무선사업부(IM부문)도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삼성·LG전자 코로나 속 1분기 선방했지만…2분기가 두렵다
IM부문 매출은 26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4%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갤럭시S20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이 늘고 마케팅을 효율화하며 2조6천5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투톱'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제외하고 다른 부문은 비교적 부진했다.

소비자 가전(CE) 부문은 영업이익이 16.7% 감소한 4천500억원이었고, 디스플레이 부문은 영업손실이 2천90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LG전자 역시 효자인 가전 덕에 코로나19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1분기 매출은 14조7천27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21.1% 증가한 1조904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것은 2018년 1분기에 이어 두번째다.

생활가전(H&A) 사업부 영업이익이 7천535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TV가 주축인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도 영업이익은 3천258억원이었다.

두 부문 모두 매출은 감소했으나 건조기·스타일러 등 '스팀가전' 판매와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수익성이 개선했다.

H&A와 HE 본부를 합친 전체 가전 사업의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것도 2018년 1분기 이후 두번째다.

스마트폰 부문은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공급망 차질 등 영향으로 각각 영업손실 2천378억원, 968억원으로 적자를 봤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주력인 반도체·스마트폰, 가전이 다른 부문의 부진을 상쇄하는 구조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삼성·LG전자 코로나 속 1분기 선방했지만…2분기가 두렵다
◇ 코로나 충격 2분기부터 본격화…하반기도 불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날 실적을 발표하면서 일제히 "2분기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1분기에는 코로나19가 국내와 중국 등 아시아권 일부에 국한됐으나, 3월부터 북미, 유럽으로 확산해 2분기 실적이 포화를 맞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수요는 계속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은 존재한다.

스마트폰·가전 부문은 2분기에 큰 폭의 실적 악화가 확실시된다.

우선 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세계 매장, 공장을 중단한 여파가 2분기부터 나타난다.

삼성·LG전자 코로나 속 1분기 선방했지만…2분기가 두렵다
도쿄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취소되면서 본격적인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고, 스마트폰 시장 역시 코로나 영향으로 수요가 줄어 업체들 간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5∼6월 진정되면 하반기부터는 위축됐던 수요가 회복되고,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효과가 나타나며 3분기부터는 실적이 개선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장담은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로 전례없는 상황을 겪고 있다.

경제적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언제까지 지속할지 피해를 가늠하기 어렵다"며 "2분기에 세트 사업이 부진할 것이고 하반기에도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밝혔다.

LG전자도 "해외에서 코로나 영향으로 리스크가 커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수요 감소가 공급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2분기가 가장 힘들고 3∼4분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