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산 평가손 우려 여전"
S&P,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메리츠는 "PF 규제가 복병"
미래대우, 투자목적자산 리스크
미래에셋대우는 1분기 순이익이 1071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1% 줄었지만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를 39.8% 웃돌았다. 회사 관계자는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위험 관리를 강화해 실적이 급속히 악화되는 것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의 부문별 매출(영업수익) 비중은 위탁매매 수수료 40.7%, 투자은행(IB) 수수료 22.2%, 자기자본 투자 및 트레이딩 15.7%,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14.3%, 이자 손익 7.0% 등이다. 위탁매매 수수료가 전년 동기 대비 70.7% 급증하며 IB와 트레이딩사업 부진을 만회한 셈이다.
다만 “개운하지 못한 실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등은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투자 의견을 ‘홀드(중립)’로 매겼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에는 투자한 자산에서 별다른 평가손실이 나타나지 않았는데 2분기 이후에도 이런 상태가 유지될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그동안 8조원가량을 국내외 부동산과 기업에 투자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 9일 미래에셋대우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렸다. 미국 호텔 인수에 약 1조8000억원 출자 약정을 한 데 이어 아시아나항공과 SK브로드밴드 재무적 투자자로 각각 5000억원과 3900억원을 부담하게 돼 자칫 투자가 잘못되면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 부동산PF 익스포저 규제 발목
이날 메리츠증권도 증권사 컨센서스(881억원)를 크게 웃도는 102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대비하면 27.6% 급감했지만 2018년 1분기 이후 9개 분기 연속 1000억원대 순이익을 이어갔다. 대형 증권사들에 비해 파생결합상품 잔액과 자체 헤지 비중이 낮아 손실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은 글로벌 증시 하락으로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등의 헤지 관련 손실이 컸다.
메리츠 관계자는 “IB와 리테일 부문이 선방했다”고 말했다. 리테일의 경우 올 1분기 주식계좌 개설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114% 늘었고, 해외주식 및 해외파생상품 계좌 개설 건수는 384% 급증했다. IB부문 이익도 전년 동기와 지난해 4분기 대비 모두 늘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가 향후 실적개선을 막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우려에도 이날 증권주는 미래에셋대우와 메리츠증권의 실적 선방과 주가 상승 기대로 동반 상승했다. 미래에셋대우가 4.86%, 메리츠증권이 6.17% 올랐다. 유안타증권(7.09%), 한화투자증권(11.25%), SK증권(7.83%) 등의 주가도 큰 폭으로 뛰었다.
설지연/임근호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