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어려운 상황 지속…전문가 의견 듣겠다"
긴급사태 후 코로나 확진자 3배로 늘어…연장 가능성
일본 의사회에 이어 전국 지사회도 정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한 긴급사태 선언의 연장을 압박하고 나섰다.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지사로 구성된 전국 지사회는 29일 영상회의를 열고 다음 달 6일 기한으로 전국에 선언된 긴급사태의 연장 문제를 논의했다.

전국 지사회는 긴급사태 선언 기간을 연장하도록 정부에 건의하는 내용의 긴급 제언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돗토리(鳥取)현의 히라이 신지(平井伸治) 지사는 이날 회의에서 긴급사태 선언을 일부 지역에서 해제하면 "새로운 사람의 이동이 발생한다"며 전국에 선포된 긴급사태의 연장을 주장했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東京都) 지사도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도쿄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라며 "긴급사태 선언 시기의 연장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선 특별조치법에 근거한 휴업 요청에 벌칙 규정이 없어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로 벌칙 규정을 포함한 법 개정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가마야치 사토시 일본의사회 상임이사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긴급사태를 다음 달 6일 이후 일부 해제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가마야치 이사는 일본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목표한 수준으로 줄지 않고 있고, 의료 체계에 가해지는 압박도 심하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그는 "사람의 이동에 의한 감염 확산을 매우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일부 지역만 (긴급사태 선언을) 해제하면 다른 지역에서 (해당 지역으로) 사람이 유입돼 감염이 확산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난 7일 도쿄도(東京都) 7개 도부현(都府縣)을 대상으로 긴급사태를 선언한 이후 16일에는 긴급사태를 전국 모든 지역으로 확대했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 추이와 전문가 의견, 의료 체계 압박 정도 등을 고려해 다음 달 6일까지인 긴급사태 선언의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국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긴급사태 연장 여부에 대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여기서 제가 판단할 수는 없다"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7일 긴급사태 선언 이후 일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712명)를 제외하면 4천457명(8일 0시 기준)에서 1만3천895명(29일 0시 기준)으로 3배로 늘었다.

하루 확진자는 이달 중순 400~500명대에서 26~28일 100~200명대로 줄었지만, 아직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점에서 긴급사태 연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