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누적 순매도 금액 19.6조원…"매도세 정점 지났다"
코로나19·국제유가 변수는 여전
국내 증시 복귀 신호탄? 외국인, 코스피 2천300억 순매수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모처럼 순매수에 나서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본격적인 '바이코리아' 전환이 시간 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정규장 마감 기준으로 2천330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전날 1천270억원을 순매도한 이후 하루 만에 다시 '사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줄기차게 이어지던 최근과는 확연히 다른 움직임이다.

앞서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가 국내 증시를 덮치면서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무더기로 내다 팔기 시작했다.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총 42거래일 동안 외국인이 코스피 주식을 순매수한 날은 단 4거래일뿐이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지난달 5일부터 이달 16일까지 30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가면서 역대 두 번째로 긴 순매도 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9일에는 단 하루 만에 1조3천125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집계 사상 최대 일간 순매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이날까지 외국인의 코스피 누적 순매도 금액은 19조6천억원 규모로 늘면서 거의 20조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지난 22일부터는 일간 순매도 규모가 지난달과 비교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가운데 외국인의 '팔자'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는 정점을 지났다"면서 "최근 주가 급락으로 코스피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매력이 높아짐에 따라 외국인의 매도 압력이 제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2분기 글로벌 유동성 확대 국면에서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 유입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찬영 맥쿼리증권 대표 역시 "외국계 펀드들도 앞선 투자 손실을 만회해야 하므로 무한정 위험 회피(리스크 오프)를 이어갈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리스크가 어느 정도 줄었다는 판단이 서면 주가 급락 시기에 현금화한 자산을 바탕으로 무조건 (주식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황 대표는 "외국인의 위험 선호 포지션은 아직 중립적인 수준으로, 이날 순매수가 추세적 매수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향후 코로나19와 유가 급락에 따른 변동성이 어느 정도 안정되는 모습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LG화학으로 순매수 금액은 약 797억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그 외 삼성전기(351억원)와 삼성SDI(237억원), 네이버(192억원) 등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국내 '투톱'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54억원)와 SK하이닉스(147억원)에도 외국인 순매수 자금이 유입됐다.

다만 외국인은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227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