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이펀허 "시 나가려면 '코로나19 음성' 검사결과 제시해야"
中코로나19 입원환자들 "영양부족" 단식 항의…여론 뭇매
중러 접경인 중국 헤이룽장성 무단장(牡丹江)의 한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격리 중인 환자들이 병원 측이 제공한 식사에 불만을 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27일 인민일보와 관찰자망 등 중국매체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최근 최근 코로나19 지정격리시설인 모 병원에서 환자들이 도시락을 병실 밖 복도 바닥에 버리고 항의하는 동영상이 논란이 됐다.

영상에는 "영양 불량이라 퇴원이 늦어질 것 같다.

모두가 밥을 버렸다.

모든 층이 밥을 거부했고, 항의하며 밥을 안 먹는다"면서 "우리가 먹고 싶은 것을 달라. 면을 먹고 싶어하면 면을, 만두를 먹고 싶어하면 만두를 달라"는 음성이 담겼다.

환자들은 병원 측이 식사 때마다 10위안(약 1천700원)짜리 도시락을 준다고 문제 제기했는데, 중국매체들은 환자들이 '단식 항의'를 벌였다고 전했다.

무단장 하이린(海林)시 방송국 앵커는 방송프로그램에서 환자들을 향해 "무단장은 대도시의 한 구보다 작은 도시다.

갑자기 코로나19가 퍼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서 "당신들이 버린 식사가 풍성하지 않겠지만, 우리 의료진은 심지어 너무 바빠 밥도 먹지 못하고 있다"면서 "감사 표시를 바라는 게 아니다.

여러분의 도움과 이해를 바랄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온라인상에서는 "국가가 이렇게 어려운데 이해해주면 안 되나.

서방 국가에서 '집단면역'을 하고 싶나", "배고플 때까지 기다리자. 안 먹으면 내버려 둬라"는 등의 비난 댓글이 달렸다.

최근 코로나19 해외 유입에 대한 중국내 우려가 큰 상황에서, 무단장에 속한 쑤이펀허(綏芬河)를 통해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들어온 중국인 다수가 확진자로 판정되면서 비상이 걸린 바 있다.

중국 측은 7일부터 쑤이펀허 세관(口岸·통상구) 여객 출입을 통제하고 불법 입국자 신고시 포상금을 주는 등 국경을 틀어막은 상황이다.

헤이룽장성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26일 하루동안 해외에서 유입된 사람 중 신규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26일 기준 역외 유입 확진자는 총 386명이며 아직도 300명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해당 영상에 등장한 환자들도 러시아 등 해외에서 입국한 경우였다.

이러한 가운데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쑤이펀허시는 26일 주민들이 쑤이펀허 외부로 나갈 경우 검역당국에 사흘 내에 발급받은 코로나19 검사 음성 결과를 제시하도록 하는 등 통제강화 추가조치를 발표했다.

쑤이펀허 외부로 나간 사람은 목적지에 도착해 14일간 격리해야 하며 코로나19 감염 여부 검사도 2차례 받아야 한다.

헤이룽장성에서는 쑤이펀허 등의 역외유입 환자 증가뿐만 아니라 하얼빈(哈爾濱) 내 집단 감염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다.

지난달 미국에서 귀국한 중국인 유학생 한(韓) 모 씨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하얼빈 내 지역사회 감염은 천(陳)모씨(87)를 매개로 한 병원내 감염으로 번졌다.

한편 중국 랴오닝성 선양(瀋陽)에서는 한 의사가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하얼빈 의대 부속 제1 병원 방문 사실을 숨기고 선양 복귀 후 진료를 본 것으로 알려져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현지매체 선양만보에 따르면 의사 리(李) 모씨는 지난 12일부터 하얼빈 제1 병원에서 가족을 간호한 뒤 17일 선양으로 복귀했고, 이틀간 자가격리 후 20일 하얼빈 방문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채 출근했다.

이후 리씨가 하얼빈에서 받았던 코로나19 관련 검사 중 핵산검사 등은 음성이지만 혈청항체(lgM)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게 알려졌다.

랴오닝성 위생건강위원회는 다만 리씨를 격리조치 후 4가지 시약을 이용해 혈청항체(lgM) 재검사를 한 결과 3차례 음성, 1차례 양성이 나왔다면서 "현재 확진자나 의심환자, 무증상감염자에서 잠정제외했다.

전염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리씨는 물론 가족과 병원동료 등 밀접접촉자 5명에 대해 14일간 격리하도록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