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뒷맛] '곰탕집·면집'…프렌치 쉐프들 잇단 한식당 개업 이유는?

본업인 프렌치 레스토랑이 아니라 한식 등 다른 종류의 음식점을 창업하는 쉐프들이 늘고 있다.

[고침] 사회([입맛뒷맛] '곰탕집·면집'…프렌치 쉐프들…)
프렌치 요리를 중심으로 한 압구정의 펍 '루이쌍끄'를 이끌던 이유석 쉐프는 지난해 1월 이곳을 폐업하고 성동구에 면 전문점을 냈다.

경북 경주시에서 예약제 레스토랑 '11체스터필드웨이'를 운영하는 김정환 쉐프도 지난해부터 퓨전 요릿집을 함께 하고 있다.

배달 앱을 통해 프렌치 음식을 할 때는 상상도 못 하던 배달도 한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레스토랑 '톡톡'의 김대천 쉐프는 2017년 식빵 전문점을 냈다.

이러한 경향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시장이 좁고 대중화가 아직 이뤄지지 못한 파인 다이닝 업계의 고충이 반영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정환 쉐프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쉐프들이 한식당 등을 겸업하는 첫 번째 이유는 프렌치 레스토랑 운영으로는 비즈니스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김 쉐프는 "최근 캐주얼 다이닝이나 요리 주점같이 접근하기 쉽고 다이닝 문화를 몰라도 편하게 갈 수 있는 분위기의 식당이 격식을 따지는 레스토랑보다 더 선호되고 있는 현상과 무관치 않다"고 전했다.

그는 "다이닝은 음식에 관한 공부를 많이 해야 하고 아는 만큼 더 보이고 즐길 수 있는 경험"이라며 "소비자들이 굳이 격식을 따지는 레스토랑에 가는 것을 꺼리고 편한 곳을 택하기 때문에 쉐프들도 그에 발맞출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지난해 대표적 프렌치 레스토랑 중 한 곳이던 이유석 쉐프의 '루이쌍끄'가 폐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양식 갤러리에는 "돈은 안되고 몸은 힘들고. (다이닝보다) 단품 요리 파는 것이 더 편할 것", "우리나라는 다이닝 수요가 적어도 너무 적다", "레스토랑이나 파인 다이닝은 즐기는 사람만 즐기니 살아남기 힘들다"는 글이 올라왔다.

한편 서울의 '정식당', 미국 뉴욕의 '정식' 등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미쉐린 가이드 2 스타를 받은 임정식 쉐프가 2018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시작한 냉면과 곰탕 전문점 평화옥은 최근 내부 사정으로 폐업 위기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임 쉐프는 최근 평화옥 공식 SNS 계정에 올린 글에서 일부 임직원의 일탈로 인한 부채 등을 언급하며 "이제 어쩔 수 없는 마무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