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코로나19 진정됐지만 불편한 일상 여전한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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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아파트 2개월 넘게 '폐쇄식 관리'…문 하나 빼고 모두 막아
일부 주민 피로감 호소 속 '형식적 방역' 비판도
집에서 5분 남짓이면 가던 마트인데 아파트 단지의 가까운 출입문이 막혀 있어 먼 길을 돌아가느라 20분 넘게 걸린다.
3분 거리의 빵집도 한참을 돌아 20분 가까이 걸어가야 한다.
중국 수도 베이징 차오양(朝陽)구에서 한국인이 비교적 많이 사는 왕징(望京) 지역의 한 아파트 모습이다.
한 바퀴를 도는데 15분은 족히 걸릴 정도로 대단지인 이 아파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사방의 출입문 4곳 가운데 1곳만 빼고 나머지를 모두 폐쇄한 지 3개월이 다 돼 간다.
이곳 주민들은 식료품이나 음식을 배달로 받을 때는 자기 집에서 가까운 쪽 문까지 나가 철조망 너머로 넘겨받는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로 비명을 지르는 사이 중국의 상황은 많이 호전됐다.
요즘 중국 내 하루 신규 발생 환자는 수십명 수준이다.
그러나 일상생활은 여전히 불편하다.
수도 베이징에서 아파트 단지 출입문에 처진 철조망이 사라질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베이징시 코로나19 방역 업무 영도소조는 지난 23일에도 주택단지의 엄격한 폐쇄식 관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서 일부 이용자는 "도대체 언제 폐쇄식 관리가 끝나느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마트에 가면 사람들 다 마주치는데 마트 물건을 집까지 배달하는 것은 왜 막는지 모르겠어요.
아파트 단지 문을 하나만 열어놓을 이유가 있나요? 잠깐 빵 사러 가려고 해도 한참을 돌아가야 하니 안 나가게 돼요.
"
한국 교민 권모씨는 연합뉴스에 이같이 말하면서 "주먹구구식으로 통제를 위한 통제를 하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시가 거주단지 내 택배 기사 출입을 허용한다고 발표한 지 한 달 넘게 지났지만, 아직 일부 단지에서만 택배 배송이 이뤄진다.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금하는 곳이 여전히 많다.
폐쇄식 관리는 주택단지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쇼핑몰이나 오피스 빌딩도 출입문을 하나만 개방하는 곳이 많으며 일부 기업체 건물은 1층에 스타벅스 등이 입점해 있는데도 외부인의 출입을 아예 금지한다.
대다수 중국인은 이용자의 불편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한 엄격한 통제 조치를 묵묵히 받아들이지만, 불만을 터뜨리는 사람도 눈에 띈다.
최근 한 중국인은 베이징의 한 대형 빌딩 입구에서 신분증 번호, 최근 14일 내 여행 이력 등 10개 넘는 정보를 요구받고 기가 찬다는 듯이 "이걸 다 입력해야 들어갈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
그는 옆에 있던 기자가 전화번호와 인증번호만 입력해 건물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자신도 같은 방식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했으나 '신분증이 없는 외국인용'이라는 답을 듣고 화를 내다 발길을 돌렸다.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꼭 필요하다면 불편을 감수해야 하지만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각지에서 장기간 계속되는 일부 통제 조치의 실효성에는 의문이 가기도 한다.
택배를 집 문 앞에 놓고 가면 사람끼리 접촉할 일이 없지만, 아파트 단지 안 배송이 허용되지 않아 택배를 받으러 나온 사람들이 딱 붙어서 줄지어 서 있는 모습도 쉽게 눈에 띈다.
문제는 이런 통제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는 점이다.
체온계가 불량인지 체온이 바로 표시되지 않거나 비정상적인 고온으로 나와도 보안요원이 그냥 통과시키는 경험을 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베이징 도심의 한 건물은 출입 차량 트렁크 안까지 꼼꼼히 살피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체온조차 측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눈에 띄었다.
"필요한 통제 조치를 할 것이라면 제대로 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한 중국인은 "위에서 방역을 철저히 하라고 지시하니 밑에서는 무작정 따르기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은 코로나19로 수출 등에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소비 회복이 절실하지만, 실효성이 없거나 과도한 일부 통제 조치로 일상생활이 불편해지면 소비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을 막는 일과 일상생활을 정상화하는 일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연합뉴스
일부 주민 피로감 호소 속 '형식적 방역' 비판도
집에서 5분 남짓이면 가던 마트인데 아파트 단지의 가까운 출입문이 막혀 있어 먼 길을 돌아가느라 20분 넘게 걸린다.
3분 거리의 빵집도 한참을 돌아 20분 가까이 걸어가야 한다.
중국 수도 베이징 차오양(朝陽)구에서 한국인이 비교적 많이 사는 왕징(望京) 지역의 한 아파트 모습이다.
한 바퀴를 도는데 15분은 족히 걸릴 정도로 대단지인 이 아파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사방의 출입문 4곳 가운데 1곳만 빼고 나머지를 모두 폐쇄한 지 3개월이 다 돼 간다.
이곳 주민들은 식료품이나 음식을 배달로 받을 때는 자기 집에서 가까운 쪽 문까지 나가 철조망 너머로 넘겨받는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로 비명을 지르는 사이 중국의 상황은 많이 호전됐다.
요즘 중국 내 하루 신규 발생 환자는 수십명 수준이다.
그러나 일상생활은 여전히 불편하다.
수도 베이징에서 아파트 단지 출입문에 처진 철조망이 사라질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베이징시 코로나19 방역 업무 영도소조는 지난 23일에도 주택단지의 엄격한 폐쇄식 관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서 일부 이용자는 "도대체 언제 폐쇄식 관리가 끝나느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마트에 가면 사람들 다 마주치는데 마트 물건을 집까지 배달하는 것은 왜 막는지 모르겠어요.
아파트 단지 문을 하나만 열어놓을 이유가 있나요? 잠깐 빵 사러 가려고 해도 한참을 돌아가야 하니 안 나가게 돼요.
"
한국 교민 권모씨는 연합뉴스에 이같이 말하면서 "주먹구구식으로 통제를 위한 통제를 하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시가 거주단지 내 택배 기사 출입을 허용한다고 발표한 지 한 달 넘게 지났지만, 아직 일부 단지에서만 택배 배송이 이뤄진다.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금하는 곳이 여전히 많다.
폐쇄식 관리는 주택단지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쇼핑몰이나 오피스 빌딩도 출입문을 하나만 개방하는 곳이 많으며 일부 기업체 건물은 1층에 스타벅스 등이 입점해 있는데도 외부인의 출입을 아예 금지한다.
대다수 중국인은 이용자의 불편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한 엄격한 통제 조치를 묵묵히 받아들이지만, 불만을 터뜨리는 사람도 눈에 띈다.
최근 한 중국인은 베이징의 한 대형 빌딩 입구에서 신분증 번호, 최근 14일 내 여행 이력 등 10개 넘는 정보를 요구받고 기가 찬다는 듯이 "이걸 다 입력해야 들어갈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
그는 옆에 있던 기자가 전화번호와 인증번호만 입력해 건물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자신도 같은 방식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했으나 '신분증이 없는 외국인용'이라는 답을 듣고 화를 내다 발길을 돌렸다.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꼭 필요하다면 불편을 감수해야 하지만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각지에서 장기간 계속되는 일부 통제 조치의 실효성에는 의문이 가기도 한다.
택배를 집 문 앞에 놓고 가면 사람끼리 접촉할 일이 없지만, 아파트 단지 안 배송이 허용되지 않아 택배를 받으러 나온 사람들이 딱 붙어서 줄지어 서 있는 모습도 쉽게 눈에 띈다.
문제는 이런 통제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는 점이다.
체온계가 불량인지 체온이 바로 표시되지 않거나 비정상적인 고온으로 나와도 보안요원이 그냥 통과시키는 경험을 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베이징 도심의 한 건물은 출입 차량 트렁크 안까지 꼼꼼히 살피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체온조차 측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눈에 띄었다.
"필요한 통제 조치를 할 것이라면 제대로 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한 중국인은 "위에서 방역을 철저히 하라고 지시하니 밑에서는 무작정 따르기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은 코로나19로 수출 등에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소비 회복이 절실하지만, 실효성이 없거나 과도한 일부 통제 조치로 일상생활이 불편해지면 소비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을 막는 일과 일상생활을 정상화하는 일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