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법무장관 사임으로 안개 정국…대통령 탄핵 추진설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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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하원의장, 탄핵 입장 밝혀야"…군부 "장관 사임은 배신" 사태 관망
보우소나루 "모루는 이기주의자" 반박…'슈퍼맨' 퇴장에 지지자들 반응 주목
브라질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핵심 인물인 세르지우 모루 법무부 장관이 사임하면서 정국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모루 전 장관은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과 함께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상징적 인물이다.
그의 사임으로 보우소나루 정부를 떠받치는 2개의 기둥 가운데 하나가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모루 전 장관의 사임 발표 후 수도 브라질리아의 정치권은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모루 전 장관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직권 남용을 사임 이유로 들었다는 점에서 탄핵 추진 사유가 될 것이라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연방대법원의 대법관들은 모루 전 장관의 사임 발언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범죄 행위가 엿보인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모루 전 장관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연방경찰에 정보·수사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등 업무에 부당하게 개입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연방경찰이 자신의 가족과 측근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이지만, 이는 형법에 따라 실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범죄 행위다.
이에 대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국영 TV 방송 연설을 통해 반박에 나섰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모루 전 장관은 브라질보다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이기주의자였다"면서 "자신이 대법관이 되고 나서 연방경찰청장을 교체하기를 원했다"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탄핵 추진설에 위기의식을 느낀 듯 지난해 초 취임 이후 처음으로 모든 각료를 배석시킨 가운데 연설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상파울루 등 주요 도시에서는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냄비 시위가 벌어졌다.
대법원에서 가장 선임인 세우수 지 멜루 대법관은 호드리구 마이아 하원의장에게 열흘 안에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지금까지 마이아 의장에게 제출된 보우소나루 탄핵 추진 요구서는 24건에 달한다.
가장 최근에는 중도좌파 민주노동당(PDT)의 2018년 대선후보였던 시루 고미스와 카를루스 루피 당 대표가 마이아 의장에게 보우소나루 탄핵 추진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브라질 헌법상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시작할 것인지 여부는 하원의장의 결정에 달렸다.
마이아 의장은 곧바로 주요 정당 의원들과 비공개로 만나 모루 전 장관의 발언에 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맞춰 브라질변호사협회(OAB)는 헌법학자들로 이루어진 위원회를 통해 보우소나루 탄핵 추진에 필요한 근거를 제시하는 보고서를 작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서도 탄핵 추진 주장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의도적으로 부정하는 등 부실 대응으로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비판까지 더해지고 있다.
브라질사회당(PSB)과 사회주의자유당(PSOL), 민주노동당 등 다른 좌파 정당들은 보우소나루 탄핵 지지 입장을 밝혔다.
탄핵 추진에 소극적이던 좌파 노동자당(PT)도 지난 21일 열린 지도부 회의에서 의회를 중심으로 보우소나루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기로 했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은 라디오 방송 인터뷰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보우소나루 퇴진 운동 참여를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지 기반 가운데 하나인 군부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 장성 출신 각료와 대통령실 참모들은 모루 전 장관의 사임을 일종의 배신행위로 간주하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편에 서서 사태를 관망하겠다는 분위기다.
현 상황에서 보우소나루에 대해 지지를 철회하면 곧바로 사임 또는 탄핵으로 이어지면서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여론이 등을 돌리면 군부도 어쩔 수 없이 중대한 선택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 집회와 시위에는 모루 전 장관이 빠짐없이 '슈퍼맨'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슈퍼맨'의 퇴장을 지지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 수 없다.
가장 최근에 이루어진 여론조사에서 보우소나루 탄핵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했다.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가 지난 1∼3일 1천5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설문조사에서 59%가 보우소나루 사임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왔다.
찬성은 37%였고, 4%는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보우소나루가 브라질을 이끌 능력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가 52%, '아니다'가 44%로 나타났다.
그러나 코로나19 피해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데다 모루 전 장관 사임에 대한 비판까지 더해지면 다음 여론조사 결과는 다른 양상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금융시장이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출렁인 주요인이 보우소나루 정부의 균열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이라는 시장의 분석이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연합뉴스
보우소나루 "모루는 이기주의자" 반박…'슈퍼맨' 퇴장에 지지자들 반응 주목
브라질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핵심 인물인 세르지우 모루 법무부 장관이 사임하면서 정국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모루 전 장관은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과 함께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상징적 인물이다.
그의 사임으로 보우소나루 정부를 떠받치는 2개의 기둥 가운데 하나가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모루 전 장관의 사임 발표 후 수도 브라질리아의 정치권은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모루 전 장관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직권 남용을 사임 이유로 들었다는 점에서 탄핵 추진 사유가 될 것이라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연방대법원의 대법관들은 모루 전 장관의 사임 발언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범죄 행위가 엿보인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모루 전 장관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연방경찰에 정보·수사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등 업무에 부당하게 개입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연방경찰이 자신의 가족과 측근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이지만, 이는 형법에 따라 실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범죄 행위다.
이에 대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국영 TV 방송 연설을 통해 반박에 나섰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모루 전 장관은 브라질보다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이기주의자였다"면서 "자신이 대법관이 되고 나서 연방경찰청장을 교체하기를 원했다"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탄핵 추진설에 위기의식을 느낀 듯 지난해 초 취임 이후 처음으로 모든 각료를 배석시킨 가운데 연설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상파울루 등 주요 도시에서는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냄비 시위가 벌어졌다.
대법원에서 가장 선임인 세우수 지 멜루 대법관은 호드리구 마이아 하원의장에게 열흘 안에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지금까지 마이아 의장에게 제출된 보우소나루 탄핵 추진 요구서는 24건에 달한다.
가장 최근에는 중도좌파 민주노동당(PDT)의 2018년 대선후보였던 시루 고미스와 카를루스 루피 당 대표가 마이아 의장에게 보우소나루 탄핵 추진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브라질 헌법상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시작할 것인지 여부는 하원의장의 결정에 달렸다.
마이아 의장은 곧바로 주요 정당 의원들과 비공개로 만나 모루 전 장관의 발언에 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맞춰 브라질변호사협회(OAB)는 헌법학자들로 이루어진 위원회를 통해 보우소나루 탄핵 추진에 필요한 근거를 제시하는 보고서를 작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서도 탄핵 추진 주장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의도적으로 부정하는 등 부실 대응으로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비판까지 더해지고 있다.
브라질사회당(PSB)과 사회주의자유당(PSOL), 민주노동당 등 다른 좌파 정당들은 보우소나루 탄핵 지지 입장을 밝혔다.
탄핵 추진에 소극적이던 좌파 노동자당(PT)도 지난 21일 열린 지도부 회의에서 의회를 중심으로 보우소나루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기로 했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은 라디오 방송 인터뷰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보우소나루 퇴진 운동 참여를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지 기반 가운데 하나인 군부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 장성 출신 각료와 대통령실 참모들은 모루 전 장관의 사임을 일종의 배신행위로 간주하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편에 서서 사태를 관망하겠다는 분위기다.
현 상황에서 보우소나루에 대해 지지를 철회하면 곧바로 사임 또는 탄핵으로 이어지면서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여론이 등을 돌리면 군부도 어쩔 수 없이 중대한 선택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 집회와 시위에는 모루 전 장관이 빠짐없이 '슈퍼맨'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슈퍼맨'의 퇴장을 지지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 수 없다.
가장 최근에 이루어진 여론조사에서 보우소나루 탄핵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했다.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가 지난 1∼3일 1천5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설문조사에서 59%가 보우소나루 사임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왔다.
찬성은 37%였고, 4%는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보우소나루가 브라질을 이끌 능력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가 52%, '아니다'가 44%로 나타났다.
그러나 코로나19 피해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데다 모루 전 장관 사임에 대한 비판까지 더해지면 다음 여론조사 결과는 다른 양상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금융시장이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출렁인 주요인이 보우소나루 정부의 균열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이라는 시장의 분석이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