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고온·습도에 약하다"는 정부 연구 결과 발표 후 발언
트위터 등 SNS에 세제 먹는 사진 공유하며 트럼프 조롱 잇달아
트럼프의 코로나19 치료법?…"몸에 자외선 쬐거나 소독제 주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자외선 노출과 소독제 주입을 검토해보라는 다소 황당한 제안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브리핑에서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햇빛을 쬐거나 고온, 다습한 환경에 노출됐을 때 오래 남아있지 못한다는 정부 연구 결과 발표를 듣고 나서 이같이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브리핑에 함께 참석한 국토안보부 빌 브라이언 과학기술국장은 실내에서 온도와 습도를 높이면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사라진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정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브라이언 국장은 실내 온도를 화씨 70∼75도(섭씨 21.1∼23.8도)로, 습도를 80%로 맞추면 바이러스가 물체 표면에서 2분밖에 버티지 못했다며 "바이러스가 습기와 더위에 노출됐을 때 빠르게 죽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이언 국장의 발표가 끝나고 나서 "우리 몸에 엄청나게 많은 자외선이나 아주 강력한 빛을 쪼이면 어떻게 되는지 확인이 안 된 것 같은데 한번 실험해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가 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신체 어떤 부위도 자외선램프로 살균해서는 안 된다는 게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사항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지적했다.

트럼프의 코로나19 치료법?…"몸에 자외선 쬐거나 소독제 주입"
트럼프 대통령은 또 표백제가 침 속에 들어있는 바이러스를 5분 안에 죽였고, 살균제는 이보다 더 빨리 바이러스를 잡아냈다는 연구 결과에 흥미를 보이며 더 실험을 해보라고 권했다.

그러면서 "살균제가 바이러스를 1분 안에 나가떨어지게 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우리가 주사로 (살균제를) 몸 안에 집어넣는 방법 같은 건 없을까? 폐에 들어간다면 어떻게 될지 확인해보면 흥미로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브라이언 국장이 독성이 있는 살균제를 주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우리 연구실에서 그런 실험을 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어쩌면 효과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캡슐 세제를 입으로 집어넣는 사진 등을 공유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조롱하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고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내놓은 연구 결과대로라면 기온이 높아지는 여름에 코로나19 확산이 주춤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여름 이후까지 연장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여름까지 연장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고, 그 이상으로 갈 수도 있다"며 "우리가 안전하다고 느낄 때까지 연장하겠다"고 답했다고 CNBC 방송이 전했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에 참가하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이달 9일 인터뷰에서 "날씨 변화가 우리를 구해줄 것이라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