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60억원 기부채납…시의회 "정원의 취지 맞지 않아"

KEB하나은행이 60억원을 들여 전남 순천시 순천만국가정원에 기부채납하기로 한 가상현실(VR)체험관 건립 계획이 의회의 반대로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순천시의회, 순천만정원 VR체험관 건립 '제동'
24일 순천시에 따르면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최근 시가 제출한 순천만국가정원 VR체험관 기부채납을 위한 2020년 공유재산 취득 변경안을 부결했다.

행자위는 회의에서 '순천만정원에 영구적인 건축물이 들어서는 것은 정원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VR체험관 건립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안수 행자위 위원장은 "정원은 나무와 꽃을 심어 가꾸는 곳인데 영구 축조물이 들어서면 본래 정원의 가치가 훼손될 것으로 우려돼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며 "하나은행 측에서 기부한다고 하니 다른 공간에 설치할 수 있는지 검토할 것을 시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순천시는 시의회가 순천만정원에 VR체험관 건립하는 것에 반대하고 나서자 대책 마련에 나섰다.

순천시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을 염두에 두고 교육과 체험 시설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부결이 돼 안타깝다"며 "사업 내용을 변경하는 방안 등 다른 대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KEB하나은행은 순천만국가정원 동측 검역소 부지 1천200㎡ 부지에 지상 3층 규모의 VR 전망대를 건립하기로 했다.

KEB하나은행은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2015년 순천만국가정원에 50억원을 들여 전망대 건립을 추진했으나 설계 과정에서 예산이 초과해 사업이 진척을 보지 못하다 최근 VR 전망대로 바꿔 건립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