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각자도생 시대' 대비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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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정부 비대화로
개인 자유 위축
포퓰리즘 득세 경계하고
글로벌 리더십 공백 속
코리아 브랜드 이미지 활용
脫세계화 틈새서 기회 찾아야
김인영 <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 >
개인 자유 위축
포퓰리즘 득세 경계하고
글로벌 리더십 공백 속
코리아 브랜드 이미지 활용
脫세계화 틈새서 기회 찾아야
김인영 <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 >
![[다산 칼럼] '각자도생 시대' 대비하고 있나](https://img.hankyung.com/photo/202004/07.20979017.1.jpg)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은 ‘언택트(untact·비대면)’다. 일상과 경제활동에 거대한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과 이후는 완전히 다를 것”이란 전망은 지나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강한 전파력, 생존력, 변이 속도가 문제지만 치료제는 개발될 것이고, 내년 봄쯤 등장할 백신의 효능에 따라선 2차 대유행을 막을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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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중요한 변화는 무엇일까. 우선, 세계질서의 변화와 그 변화의 가속화다. 코로나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지자 이웃 국가끼리도 마스크를 공유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보듯이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시대가 될 것이다. 이런 국제협력의 부재나 세계적 리더십의 진공 상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을 들고나오며 세계 경찰의 역할을 부인했을 때 이미 궤도에 올랐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이 세계질서를 영구히 바꿀 것”이라는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의 언급에 주목해야 한다. 감염병 방어를 위한 국가 간 신(新)보호주의가 세계 질서를 바꿀 것이라는 의미다. 진행 중인 미·중 패권대결은 무역 분쟁을 넘어 국제사회의 ‘코로나 중국 책임론’으로 한층 가열될 것이다. 유엔 같은 국제기구의 역할과 국가 간 협력은 과거와 같지 않을 것이다. 국제 무질서의 심화다.
위기 대응을 빌미로 거대 정부가 해결사로 재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방역이 정부의 새 업무로 자리잡을 것이고 국가안보의 영역으로 편입될 것으로 보인다. 또 세계의 거의 모든 정부가 집중하고 있는 ‘돈 풀기’를 통한 경제 살리기와 경제 간섭이 당연시되고, 재정 확대로 정부의 권력 지형은 넓어질 것이다. 이동 금지나 GPS 위치추적 같은 개인의 자유 침해가 뉴노멀이 될 것이다. 결국 자유주의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코로나 위기가 국가를 전체주의나 파시즘 체제로 전환시키는 변곡점이 될 것을 우려한다. 이미 폴란드와 헝가리에서는 정적을 탄압하고 독재정권을 강화하는 데 코로나 팬데믹을 이용하고 있다. 국민이 원한다면 더 풀어 내줘야 한다는 논리가 표를 얻어 포퓰리즘이 대세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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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種)이 살아남는다’는 진화의 진리는 코로나 이후 대응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세상이 바뀌고 모든 것이 변할 것이라는 차원의 단순한 접근은 곤란하다. 긴 호흡으로 변화를 예측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기민함과 명민한 판단력을 동시에 갖춰야 대한민국이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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