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60% 피해…과일 생산량·상품성 저하 우려"

"갑자기 떨어진 기온으로 꽃들이 많이 얼어 죽었다.

올해 배 사과 생산량이 작년보다 40∼50% 감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경기도 평택에서 2만여평의 배를 재배하고 있는 김향태(63) 경기도배연구회 회장의 말이다.

봄철 이상저온에 경기도 과수 1천561㏊ 냉해
이달 초와 최근 이어진 이상저온으로 경기도 내 과수 1천561㏊가 냉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경기도와 과수 재배 농가에 따르면 지난 5일과 6일 광주와 안성 등 도내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4∼7도까지 떨어졌다.

이로 인해 배와 사과, 복숭아, 자두 등 개화를 시작한 각종 과일나무가 냉해를 입었다.

지난 9일 경기도가 조사한 결과 당시 냉해를 입은 면적인 배 1천477㏊, 복숭아 60㏊, 사과 19㏊, 자두 5㏊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른 과일에 비해 개화 시기가 빠른 배의 피해 면적은 도내 전체 재배 면적 2천370㏊의 62%에 달했다.

나무별로 40%, 많게는 80%까지 꽃눈이 동사하는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김향태 회장은 "우리 농장 배나무의 경우 60% 정도 냉해를 입었다"며 "안성, 여주, 이천 지역은 피해가 더 심해 90% 정도의 배나무가 피해를 본 농가도 있다"고 말했다.

냉해를 입은 과수 재배 농가는 11개 시군에 1천228가구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시군별 피해 면적은 안성시가 905㏊, 남양주시가 320㏊, 이천시가 125㏊ 등으로 조사됐다.

봄철 이상저온에 경기도 과수 1천561㏊ 냉해
도는 올해 3월 말부터 4월 초 기온이 평년보다 다소 높아 과수의 개화 시기가 평년보다 5∼10일 빨랐는데 갑자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피해가 많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주 들어 이어지고 있는 저온 현상도 이미 피해를 본 과수에 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추가 조사를 계획하는 등 예의 주시하고 있다.

도와 농업기술원은 이같은 냉해로 인해 올해 배를 중심으로 과일들의 생산량이 많이 감소하고, 상품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도는 최근 피해 과수농가에 5억1천700여만원을 긴급 지원, 피해 최소화에 나섰다.

도 농업기술원은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이달 말부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열매 솎아내기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영양분 공급 등을 통해 나무의 세력을 키워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생산량이 감소하더라도 내년 농사를 위해 나무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배 재배농가의 88%가 재해보험에 가입해 경제적 피해가 상당히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