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 대승이라는 성적표를 거둔 가운데 차기 당 대표와 원내대표에 누가 오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내 중진이 된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이 전면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86그룹은 지난해 '조국 사태' 국면에서 당 지지율이 하락하자 세대교체에 휩싸이며 '물갈이 대상' 0순위로 손꼽히기도 했었다. 그러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원혜영 의원이 '86허리론'을 내세우며 적극 엄호해 21대 공천과정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로써 1980년대 학생운동을 주도한 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과 2004년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시절 대거 입당했던 86그룹은 어느덧 다선 중진이 됐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임기를 모두 채울 경우 차기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오는 8월 열린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당권 도전 여부가 가장 큰 변수인 가운데, 86그룹 4인방 송영길(5선), 홍영표(4선), 이인영(4선), 우원식(4선) 의원들이 유력한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연세대 최초 직선 총학생회장을 지낸 송 의원은 지낸 86그룹의 맏형으로 불린다. 송 의원의 이번 당권 도전은 세 번째 도전이 된다. 송 의원은 2016년 전당대회 예비경선에서 충격의 1표 차 컷오프를 당한 바 있고, 2018년 전당대회에서 2위로 낙선한 바 있다.

친문 핵심인사인 홍 전 원내대표와 김근태계의 대표 주자인 이 원내대표와 우 전 원내대표 역시 당권을 노리고 있는 인물들로 거론되고 있다. 또다른 86그룹 인사인 우상호 전 원내대표(4선)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도전할 전망이다.

통상 3선 이상 의원들이 도전하는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86그룹 간 경쟁이 이뤄질 전망이다. 친문 김태년 전 정책위의장(4선)의 재도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역시 친문 핵심 전해철(3선) 의원과 윤호중 사무총장(4선), 원내수석부대표를 역임한 박완주 의원(3선),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3선·60) 등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86그룹 외에는 4선이 되는 노웅래 국회 과방위원장과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5월7일 선거를 통해 다음 원내대표를 선출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해 공천과정에서 86허리론이 떠올랐지만 이제는 86그룹이 머리가 됐다"면서 "86그룹이 거대 여당을 이끌어 갈 리더십을 보여왔는지에 의문을 갖는 이들이 있지만 20여 년간 정치권에서 단련 받아온 이들인 만큼 전면에 나서며 본격적인 역할들을 해낼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