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부 차관은 30여명과 식사, 농촌개발부 차관은 생일 파티

말레이시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단을 위해 5주째 이동제한 명령을 발동한 가운데 부처 차관들이 잇따라 위반 행각을 벌여 도마 위에 올랐다.

말레이 이동제한령 중 차관들 '위반 행각' 구설수…"불공평"
20일 일간 더스타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누르 아즈미 가잘리 보건부 차관은 30여명과 식사 모임을, 압둘 라흐만 모하맛 농촌개발부 차관은 생일 파티를 한 사진이 SNS에 공개돼 비난이 빗발쳤다.

말레이시아는 3월 18일부터 이동제한령을 발동해 생필품 구매·병원 방문 등을 제외하고는 외출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그동안 이동제한령 위반으로 체포된 시민이 1만4천922명이며 이 가운데 5천830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위반 정도가 심하면 징역형을 선고하고, 통상 1천 링깃(28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특히, 최근에 무료 급식을 받으려고 집을 나선 가난한 노인 두 명이 이동제한령 위반 혐의로 각각 1천 링깃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보도되면서 "과도하다"는 평가와 함께 모금 활동이 벌어졌다.

말레이 이동제한령 중 차관들 '위반 행각' 구설수…"불공평"
이런 상황에서 보건부 차관이 페락에서 학생 30여명과 함께 식사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이동제한령 위반 행위'라는 댓글이 잇따르자 사진을 지웠다.

시민들은 1천 링깃 벌금형에 처한 가난한 노인들의 사례를 언급하며 보건부 차관도 공평하게 처벌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경찰은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에는 농촌개발부 차관이 생일 축하 모임을 가진 사진이 SNS에 퍼져 논란이 됐다.

농촌개발부 차관은 "생필품 배급 활동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이 갑자기 케이크를 가지고 찾아와 쫓아내고 싶지 않았다"며 "그냥 돌려보냈으면 무례한 행동이 됐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건강한 사람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보건부 권고가 없었다"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말레이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84명이 추가돼 총 5천389명이고, 사망자는 89명이다.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브리핑을 통해 "지난 16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을 통해 인도네시아에서 귀국한 유학생 4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이는 해외에서 돌아온 모든 국민을 격리하는 정부 조치가 옳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말레이 이동제한령 중 차관들 '위반 행각' 구설수…"불공평"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