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경기부양 강도 높여…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거론
중국 마이너스 성장 충격에 대출우대금리 0.20%P 인하(종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충격으로 1분기 경제성장률이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중국이 20일 사실상의 기준금리와 같은 대출우대금리(LPR)를 큰 폭으로 인하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1년 만기 LPR가 전달의 4.05%보다 0.20%포인트 내린 3.8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5년 만기 LPR도 기존의 4.75%에서 4.65%로 0.10%포인트 낮아졌다.

중국은 작년 8월 유명무실하던 LPR 제도를 개편해 매달 20일 고시하면서 전 금융기관이 이를 대출 업무의 기준으로 삼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LPR는 중국에서 사실상 대출 기준금리의 역할을 하게 됐다.

중국은 2015년 10월 이후 4년 이상 1년 만기 수신 기준금리와 대출 기준금리를 각각 1.50%, 4.35%로 유지 중이다.

1년 만기 LPR가 3.85%까지 떨어짐에 따라 작년 8월 LPR 제도 개편 이후 대출 기준금리가 0.50%포인트 인하된 것과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통상 기준 금리가 두 차례 인하한 것에 맞먹는 수준이다.

지금껏 LPR는 0.05∼0.10%포인트씩 내렸는데 이달에는 0.20%포인트로 인하 폭이 최대 기존의 네 배에 달했다.

최대 폭으로 LPR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충격이 1분기 경제성장률을 통해 뚜렷하게 확인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7일 발표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8%로 1992년 이후 처음 마이너스권으로 떨어졌다.

연간 기준으로 중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은 1976년의 -1.6%가 마지막이었다.

이번은 분기 성적표여서 기존의 연간 데이터와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지만 중국인들이 근 반세기 만에 마이너스 경제 성장이라는 충격을 경험한 것이다.

가뜩이나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던 중국은 올해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자 지급준비율 인하 및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등 정책 자금 금리 인하 등 조치를 통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시중 금리 인하를 유도해왔다.

중국공산당 정치국은 1분기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이 발표된 지난 17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주재로 회의를 열고 통화 정책을 더욱 융통성 있게 집행하는 가운데 금리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하면서 통화 완화 정책 강도를 높이겠다는 방향을 시사했다.

중국 경제계 일각에서는 심각한 경제 위기를 맞이한 중국이 2015년 10월 이후 근 4년여 만에 기준금리까지 인하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다만 중국의 부채 문제가 여전히 우려된다고 지적하는 이들이 많고, 서방 선진국 수준의 공격적 금리 인하는 주택 가격 폭등 등 각종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당·정이 통화 정책보다는 재정 정책에 더욱 초점을 맞춘 경기 부양 패키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아울러 중국의 최근 소비자물가가 식품류를 중심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중국이 전면적인 통화 완화 정책에 나서는 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