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만 나오는 금융株…코스피지수보다 두배 더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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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연초 대비 32% 하락
더 빠지고 덜 오르고
더 빠지고 덜 오르고
"요즘 주가는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4대 금융지주사 중 한 곳의 주식에 투자했던 김모 씨는 요즘 주가를 보면 한숨만 나온다. 지난해 초부터 매달 주식을 조금씩 샀는데 30% 가까운 손실을 보고 있어서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오를 때도 떨어지더니 코스피가 떨어지니 더 떨어졌다"며 "버티는 것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 주가는 지난 17일 종가 기준 연초 대비 평균 32.1% 떨어졌다. 신한지주(-34.3%) KB금융(-32.1%) 하나금융(-32.9%) 우리금융(-29.1%) 등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낙폭(-12.9%)과 비교해 하락폭은 두 배가 넘는다.
◆ 더 떨어지고 덜 오르고
금융주 주가는 국내 경기를 앞서 알려주는 선행지표로 평가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금융주는 코스피보다 먼저 떨어졌지만 오를 때도 코스피보다 빨랐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간의 경제 위기 대부분이 금융 분야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주의 움직임은 최근 들어 달라졌다. 코스피가 올라도 금융주는 떨어졌고, 코스피가 떨어지면 금융주는 더 떨어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시장의 우려는 적극 반영된 반면 호재는 경계 심리로 투영되지 않아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대표적이다.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1월20일 이후 4대 금융지주 주가는 전거래일 종가 기준 29.5% 급락했다. 코스피 낙폭이 같은 기간 15.4%인 걸 감안하면 낙폭이 더 크다. 회복도 느리다. 코스피가 11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인 3월19일 이후 코스피는 한 달간(17일 종가 기준) 31% 급등했다. 하지만 4대 금융지주 주가는 같은 기간 26% 상승하는 데 그쳤다.
◆ "저금리·저성장 이어질 듯"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3조403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6년 연속 성장세를 보였고, KB금융은 순이익 3조3118억원으로 3년 연속 '3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각각 2조4084억원, 1조9041억원의 순이익으로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확대로 이자이익이 늘어서다.
그러나 올해 실적 전망은 좋지 않다. 한국은행이 지난해부터 올 3월까지 기준금리를 1.0%포인트나 낮춰,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대출 부실화 부담도 더해졌다.
여기에 주력 자회사인 은행들은 정부 정책에 따라 초저금리(연 1.5%) 대출, 대출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등을 시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이유로 4대 금융지주의 2020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1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금융주의 최대 장점인 높은 배당률(약 5%)도 절반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예상 중이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실적 불확실성에 정책 부담이 더해지면서 금융주 주가의 부진한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며 "자본을 활용한 인수합병, 비은행 사업 확대 만이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진우/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4대 금융지주사 중 한 곳의 주식에 투자했던 김모 씨는 요즘 주가를 보면 한숨만 나온다. 지난해 초부터 매달 주식을 조금씩 샀는데 30% 가까운 손실을 보고 있어서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오를 때도 떨어지더니 코스피가 떨어지니 더 떨어졌다"며 "버티는 것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 주가는 지난 17일 종가 기준 연초 대비 평균 32.1% 떨어졌다. 신한지주(-34.3%) KB금융(-32.1%) 하나금융(-32.9%) 우리금융(-29.1%) 등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낙폭(-12.9%)과 비교해 하락폭은 두 배가 넘는다.
◆ 더 떨어지고 덜 오르고
금융주 주가는 국내 경기를 앞서 알려주는 선행지표로 평가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금융주는 코스피보다 먼저 떨어졌지만 오를 때도 코스피보다 빨랐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간의 경제 위기 대부분이 금융 분야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주의 움직임은 최근 들어 달라졌다. 코스피가 올라도 금융주는 떨어졌고, 코스피가 떨어지면 금융주는 더 떨어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시장의 우려는 적극 반영된 반면 호재는 경계 심리로 투영되지 않아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대표적이다.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1월20일 이후 4대 금융지주 주가는 전거래일 종가 기준 29.5% 급락했다. 코스피 낙폭이 같은 기간 15.4%인 걸 감안하면 낙폭이 더 크다. 회복도 느리다. 코스피가 11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인 3월19일 이후 코스피는 한 달간(17일 종가 기준) 31% 급등했다. 하지만 4대 금융지주 주가는 같은 기간 26% 상승하는 데 그쳤다.
◆ "저금리·저성장 이어질 듯"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3조403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6년 연속 성장세를 보였고, KB금융은 순이익 3조3118억원으로 3년 연속 '3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각각 2조4084억원, 1조9041억원의 순이익으로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확대로 이자이익이 늘어서다.
그러나 올해 실적 전망은 좋지 않다. 한국은행이 지난해부터 올 3월까지 기준금리를 1.0%포인트나 낮춰,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대출 부실화 부담도 더해졌다.
여기에 주력 자회사인 은행들은 정부 정책에 따라 초저금리(연 1.5%) 대출, 대출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등을 시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이유로 4대 금융지주의 2020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1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금융주의 최대 장점인 높은 배당률(약 5%)도 절반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예상 중이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실적 불확실성에 정책 부담이 더해지면서 금융주 주가의 부진한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며 "자본을 활용한 인수합병, 비은행 사업 확대 만이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진우/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