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액 122억원 돌파…시민 10명 중 2명이 발급 받아
코로나19 극복에 기여…시스템 오류 해결은 과제
[통통 지역경제] "할인받고 소상공인도 돕고" 세종 지역화폐 여민전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이 아주 어려운데, 지역화폐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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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보람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철희(32) 씨는 세종시 지역화폐 여민전 덕분에 매출 타격이 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씨는 "요즘 들어 여민전을 사용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며 "여민전이 나온 지 한 달 만에 사용자가 30% 정도 늘었다"고 전했다.

세종시는 지난달 3일 지역 내에서만 쓸 수 있는 충전식 체크카드 형태의 지역화폐 여민전을 출시했다.

[통통 지역경제] "할인받고 소상공인도 돕고" 세종 지역화폐 여민전
지역 자금의 유출을 막고 지역 내 소비 촉진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돕기 위해서다.

여민전은 세종대왕이 만든 국악 '여민락'(與民樂·백성과 더불어 즐긴다)에서 착안했다.

시민 모두가 함께하는 화폐라는 뜻을 담고 있다.

본인 명의의 스마트폰과 은행 계좌를 가진 만 14세 이상 시민이면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다.

구매 한도는 월 50만원, 연간 500만원이다.

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여민전 발행 규모를 70억원에서 370억원으로 늘렸다.

이미 출시 한 달 여만 판매액이 122억원으로 당초 발행 규모를 훌쩍 넘어섰다.

시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여민전을 구매한 시민은 5만3천772명으로, 시 전체 성인 인구(25만6천592명)의 20.9%로 나타났다.

결제금액의 10%를 '캐시백'으로 돌려주는 데다, 소상공인을 돕는다는 '윤리적 소비 운동'이 확산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통통 지역경제] "할인받고 소상공인도 돕고" 세종 지역화폐 여민전
여민전은 시내 신용카드 단말기가 있는 모든 점포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대규모 점포, 기업형 슈퍼마켓(SSM), 유흥업, 사행성 오락업 등에서는 쓸 수 없다.

시민 김아리(42) 씨는 "로컬푸드 직매장인 싱싱장터와 동네 치킨집 등에서 여민전을 자주 사용한다"며 "구매액의 10%를 바로 돌려주는 데다 같은 동네 주민인 가게 사장님을 도와준다는 의미도 있어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초기 시행 과정에서 시스템 불안정으로 인한 오류나 제한된 가맹점 수 등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카드 사용을 거부당하거나 여민전 앱 접속이 안 된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안병철 기업정책팀장은 "초기 일시에 사용자가 접속하면서 오류가 발생했다"며 "현재는 하나은행에서만 여민전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데 이를 농협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민전 발행 사업은 당초 오는 6월까지로 예정돼 있지만 시는 하반기에도 계속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캐시백 혜택을 주는 데 필요한 비용은 국비 지원을 받아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김회산 기업지원과장은 "여민전의 높은 판매 실적은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공공기관, 기업과 협의해 여민전 발행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