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경북대병원장  "우리가 건강해야 국민 생명 지킬수 있다." 호소편지 보내
코로나 19 대응과정에서 중환자 치료를 전담해온 정호영 경북대 병원장이 총선투표일로부터 29일까지 2주간 사회적거리 두기를 연장하자는 편지를 경북대 병원과 칠곡경북대병원 가족들 앞으로 보냈다.

정 원장은 편지를 통해 "2월 18일 우리병원에 코로나19 환자가 처음으로 입원한 이후로 지금까지 우리는 중환자를 전담한 두 병원과 경증 환자를 맡은 전국 최초의 생활치료센터를 비롯한 세 곳의 생활치료센터에서 모두 1099명의 환자를 치료해 왔다"며 " 비록 서른여덟분의 소중한 생명은 안타깝게도 지키지 못했지만 여러분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환자에 대한 애정 그리고 사명감으로 대구는 인류 미래의 모델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우리가 건강해야 국민의 건강과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책임과 사명을 깊이 간직하자"고 당부했다.

정 원장은 " 온 국민이 이 재난으로부터 벗어났을 때 비로소 할 일을 다 했다고 우리의 부모님과 형제자매 그리고 자식들에게 떳떳하게 자랑하자"며 총선 투표일로부터 2주가 지나는 4월 29일까지 지금껏 해오던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하자고 제안했다.

다음은 <정호영 원장의 편지호소문 전문>


사랑하는 삼덕동과 칠곡의 병원가족 여러분!

지난 2월 18일 우리병원에 코로나19 환자가 처음으로 입원한 이후로 지금까지 우리는 중환자를 전담한 두 병원과 경증 환자를 맡은 전국 최초의 생활치료센터를 비롯한 세 곳의 생활치료센터에서 모두 1099명의 환자를 치료해 왔습니다.

비록 서른여덟분의 소중한 생명은 안타깝게도 지키지 못했지만 여러분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환자에 대한 애정 그리고 사명감으로 대구는 인류 미래의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 상황이 하루빨리 지나가기를 애타게 바라지만 여러 곳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1918년에 세계적으로 5000만 명 이상, 우리나라에서도 14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스페인 독감도 봄에 유행한 이후로 그해 가을과 겨울에 2차와 3차의 유행이 있었고, 특히 가을의 2차 유행이 가장 규모가 컸다고 합니다.

물론 100년도 더 지난 지금은 당시와는 상황과 대처가 다르므로 그와 같은 일이 다시 그대로 되풀이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걱정하는 것은 대유행은 아니더라도 여기저기서 소규모의 산발적인 발생은 있을 것이란 좋지 않은 예측입니다. 저는 이러한 것이 개인적인 기우로 그치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생각입니다.

더구나 우리에게는 최근에 세 번의 집단 모임이 있었습니다. 바로 벚꽃 행사와 부활절 그리고 총선투표입니다. 그래서 저는 국민들까지 불안하게 하고 싶지는 않지만, 최소한 우리 병원가족들만이라도 병원장으로서 다음과 같은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총선투표일로부터 2주가 지나는 4월 29일까지 지금껏 해오던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합시다.

우리가 건강하여야 국민의 건강과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책임과 사명을 깊이 간직합시다. 그리하여 온 국민이 이 재난으로부터 벗어났을 때 비로소 할 일을 다 했다고 우리의 부모님과 형제자매 그리고 자식들에게 떳떳하게 자랑합시다.

2020년 4월 17일
경북대학교병원장 정호영 올림

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