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석 '싹쓸이' 노린 통합당 12석 차지해 텃밭 수성엔 성공

경남 전체 16석 중 더불어민주당은 3석을 얻는 데 그쳤고, 미래통합당은 12석을 가져갔다.
그나마 나머지 1석도 통합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한 김태호 후보가 차지해 '과반 의석'을 목표로 한 경남 여권은 참패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았다.
진보 진영 분열과 여당 심판론이 작용하면서 '낙동강 전선'에서 고전한 영향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 창원 성산·거제 등 진보 '분열'로 승리 헌납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리는 창원 성산은 투표용지 인쇄 전, 사전투표 실시 전 등 여러 차례 변곡점마다 진보진영 단일화 시도가 있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민주당, 정의당, 민중당 등 범진보 진영이 후보 단일화 논의를 했지만, 단일후보 적합도 조사방법 등 각 정당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민주당 이흥석 후보와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서로 유리한 단일후보 조사 방안을 고집하면서 벌어진 틈을 메우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진보진영 단일화 협상이 깨지면서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 후보의 승리를 지켜봐야 했던 제19대 총선 이후 8년 만에 또다시 보수진영에 국회의원 배지를 헌납했다.
거제 선거구는 민주당 경선에서 배제된 김해연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민주당 문상모 후보와 여권 지지표를 나눠 가졌다.
여야 간 1대 1 구도가 성사되지 못해 보수 후보에 유리했다는 분석이 나온 이유다.
이 때문에 향후 여권을 포함한 진보진영에서 총선 패배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와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양산 등 낙동강을 경계로 부산과 붙어 있는 '낙동강 전선'은 선거 때마다 경남에서 여야 간 접전이 펼쳐지는 곳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김해와 양산 4석 중 3석을 차지했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단체장 2자리를 꿰찼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김해, 양산에 이어 진해, 거제까지 낙동강 전선을 넓혀 경남에서 '과반 의석' 목표를 달성하는 교두보로 활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경기 김포에서 안정적 재선에 도전할 수 있었던 '잠룡' 김두관 후보를 전략공천한 양산을을 필두로 바람몰이에 나선다는 전략이었으나, 김 후보가 양산시장 출신 나동연 후보를 가까스로 물리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낙동강 전선에서 고전하면서 '해군 도시' 진해에서 승리를 기대했던 황기철 전 해군 참모총장이 석패하고 여권 후보 분열로 거제 역시 야당에 내주고 말았다.
통합당의 여당 심판론과 철새 정치인이라는 선거 전략이 어느 정도 통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그나마 봉하마을이 있는 김해에서 2석을 힘겹게 지켜낸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 상황이다.

전통적인 보수지역으로 불리는 서부경남은 이번 총선에서도 '보수텃밭'이라는 아성은 굳건했다.
진주갑, 진주을, 사천·하동·남해, 거창·함양·산청·합천 선거구 4석을 야권 후보들이 차지했다.
통합당으로서는 당의 험지 출마 종용을 끝내 뿌리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태호 후보를 넘지 못한 것이 아쉬운 대목이지만, 서부경남 표심은 보수진영이 분열되더라도 보수를 선택했다.
통합당이 서부경남 수성에 강민국(진주을), 하영제(사천·하동·남해) 등 새 얼굴을 수혈해 새바람을 일으킨 것은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을 지낸 한경호 후보를 진주을에 공천하는 등 경쟁력 있는 후보를 투입해 서부경남에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전략이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선거에서 거대 여야 정당을 제외하면 창원 성산에서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패배한 정의당을 비롯한 군소정당들은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