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이광재, MB맨 누르고 국회 입성…허영, 리턴매치서 김진태에 승리
권성동, 무소속으로 4선 고지…유상범·이철규, 검경 대전서 승전보
강원 빅매치 '명불허전'…곳곳에서 피 말리는 초접전
제21대 총선에서 강원 8개 의석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 후보들이 곳곳에서 접전 끝에 '당선' 혹은 '낙선'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양자 대결 구도에 리턴매치, 전 대통령 대리전, 탈당 후 무소속으로 4선 도전, 검경 대전 등 흥미로운 요소가 결합한 이번 선거에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승부가 펼쳐져 손에 땀을 쥐게 했다.

◇ '강원 정치 1번지' 춘천갑 허영, 김진태에 설욕
20년 만에 분구가 된 '강원 정치 1번지' 춘천 선거구는 개표 막판까지 승부를 가늠하기 힘든 초접전이 펼쳐졌다.

더불어민주당 허영 후보가 이길 거라는 출구조사 결과와 달리 개표 초반부터 미래통합당 김진태 후보가 앞서 나가면서 4년 전처럼 '출구조사와 반대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김 후보는 이튿날 오전 1시까지 앞서나갔으나 허 후보가 지지도가 높은 도심지역 투표함이 열리면서 역전에 성공, 승기를 굳혔다.

이로써 허 당선인은 4년 전 패배의 아픔을 깨끗이 씻었다.

특히 춘천에 처음으로 진보 깃발을 꽂으며 개인을 넘어 춘천 정치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새겼다.

두 사람의 대결은 '학생 운동권' 출신과 '공안검사' 출신의 맞대결로도 관심을 끌었다.

허 당선인은 1991∼1992년 제25대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지낸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보자고 앞장서다 옥살이를 겪기도 했다.

강원 빅매치 '명불허전'…곳곳에서 피 말리는 초접전
◇ 이광재, 9년 공백 딛고 '노무현·이명박 대리전' 승리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 간 대리전으로 관심을 끈 원주갑 선거구는 민주당 이광재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친노 그룹의 핵심 인사인 이 후보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과 춘추관장 등을 지낸 MB맨인 통합당 박정하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특히 이 후보 캠프는 개표가 30%가량 진행될 때까지 박 후보에게 뒤지자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이기도 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여유롭게 이길 것으로 낙관했던 것과 달리 출구조사 결과 박 후보와 오차 범위 내 경합으로 나온 데 이어 개표 초반 주도권마저 뺏겼다.

하지만 개표율이 30% 중반에 이르면서 박 후보를 추월했고, 꾸준히 격차를 벌리며 당선됐다.

이 당선인의 승리는 9년이라는 긴 정치 공백을 깬 승리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겠다"며 강원권역 선거대책위원장까지 맡은 그는 비록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 간 균형을 맞추는 데는 실패했으나 전통적으로 보수 색채가 강한 강원지역에 파란 깃발을 꽂으며 정치적 명예 회복에는 성공했다.

강원 빅매치 '명불허전'…곳곳에서 피 말리는 초접전
◇ 공천 배제에도 4선 성공한 권성동…검경 대전서 승리한 통합당
강릉 선거구는 통합당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되자 무소속으로 4선에 도전한 권성동 후보에게 승리를 안겼다.

권 당선인은 강릉에서 내리 3선을 하는 동안 다져 놓은 기반에다 보수층이 분열해 다자구도로 바뀐 상황에도 특유의 언변으로 지지층 표밭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그는 "통합당으로 돌아가 보수 세력을 규합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통합당 원내대표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과 경찰 출신의 대결 성사로 관심을 끈 홍천·횡성·영월·평창 선거구에서는 창원지검장을 지낸 통합당 유상범 후보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지낸 민주당 원경환 후보를 상대로 승리했다.

평창 출신의 원 후보와 영월 출신의 유 당선인은 검경 수사권 조정이 맞물린 미묘한 시기에 총선이라는 정치 데뷔 무대에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쳤다.

하지만 접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뚜껑을 열자 유 당선인이 원 후보를 여유롭게 따돌리고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또 다른 검경 대전인 동해·삼척·태백·정선 선거구에서는 경찰 고위직 출신의 통합당 이철규 후보가 서울중앙지검 부이사관을 지낸 민주당 김동완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 여의도로 향한다.

강원 빅매치 '명불허전'…곳곳에서 피 말리는 초접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