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주재 영도소조 회의…"불필요 인원 이동 최대한 줄인다"
헤이룽장성, 불법입국자 신고시 포상금…하얼빈은 입국자 4주 격리
중국, 러시아발 코로나19 유입 늘자 국경에 의료 전문가 투입(종합)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외 역유입이 급증한 가운데 전문가와 물자를 국경에 배치해 국경의 방역 능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14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총리 주재로 전날 열린 중앙 코로나19 대응 영도소조 회의에서 의료 전문가팀을 꾸려 국경의 일선으로 파견해 코로나19 예방·통제 업무와 야전병원 건설, 지정 격리시설과 의료기관 설치, 환자 치료 등을 지원하고 지도하도록 했다.

또한 코로나19 진단키트와 치료 장비 등도 국경으로 보내도록 했다.

이미 전날 러시아와의 국경인 헤이룽장(黑龍江)성 쑤이펀허(綏芬河)에는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파견한 전문가들이 도착했다.

러시아에 있는 많은 중국인은 최근 국내선 항공편으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간 뒤 육로로 쑤이펀허를 거쳐 귀국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쑤이펀허에서는 이미 243명의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나온 가운데 집단 격리 중인 1천479명 가운데 15∼20%가 양성 판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관리는 말했다.

쑤이펀허의 의료자원은 한계에 도달한 상태다.

중국은 러시아발 코로나19 역유입 환자가 급격히 늘자 지난주 러시아 국경의 육로 여객 이동을 차단했다.

헤이룽장성 지방정부는 또 쑤이펀허 등을 통한 불법 입국을 막기 위한 신고포상금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불법입국 단서를 신고하면 3천 위안(약 51만원), 직접 불법 입국자를 잡아서 관련 부처에 넘기면 5천 위안(약 86만원)을 주겠다는 것이다.

헤이룽장성 중심도시 하얼빈(哈爾濱)시는 중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지역이나 해외에서 하얼빈으로 오는 모든 사람에 대해, 2주간 시설 격리 후 2주 더 자택에 격리하는 식으로 모두 4주 동안 격리조치를 하기로 했다.

헤이룽장성뿐만 아니라 상하이(上海)와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 등에서도 러시아에서 유입된 확진자가 늘면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상하이에서는 지난 1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들어온 항공편 1대에서 12일까지 60명이나 확진판정을 받은 경우도 있다.

상하이의 경우 12일 기준 역외에서 유입된 코로나19 환자가 279명이며, 이 중 76명이 러시아에서 왔다.

네이멍구 자치구 만저우리(滿洲里)에서는 9일 이후 러시아에서 유입된 코로나19 환자만 66명으로 집계됐다.

네이멍구 자치구의 역외유입 환자 총 115명 중 러시아에서 온 경우는 71명이다.

이러한 가운데 전날 영도소조 회의에서는 불필요한 인원의 국경을 넘는 이동을 최대한 줄이도록 요구했다.

아울러 지속적인 방역 조치로 코로나19가 반등할 잠재적 위험을 제거해 생산 재개의 필요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는 지역사회의 방역 노력을 강조하면서 중국인과 외국인이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근 중국 광저우(廣州)에서는 일부 아프리카인이 집에서 쫓겨나는 등 차별을 당한 사례가 제기됐었다.

영도소조 회의는 또한 우한을 떠나는 사람의 핵산 검사와 항체 검사 범위를 확대하도록 했다.

목적지에서 교사나 의료진으로 일하거나 공공장소, 교통 등의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은 핵산 검사를 받아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