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 나는 좁은 길이 아니다 = 조슈아 웡 지음, 함성준 옮김.
16세 때인 2012년 중고교생 학생운동 조직 '학민사조(學民思潮)'를 이끌며 '국민교육 반대 운동'을 시작한 저자는 2014년 홍콩의 행정 수반인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 홍콩 당국의 탄압을 받았고 2016년에는 우산운동의 주역들과 함께 데모시스토를 창당해 비서장으로 일한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뜨거웠던 시기인 2013년 7월에서 2015년 6월까지 약 2년간을 '시민투표 전야', '동맹휴학 준비', '우산운동의 시작', '점거가 막을 내린 후' 4부로 나눠 시간순으로 기록했다.

우산운동의 전개 과정을 중심으로 그 틈에 느낀 희망과 불안, 민주주의를 보는 관점, 홍콩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견해 등을 담은 짤막한 글 67편으로 구성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정치란 '타협의 예술'이 아니라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것으로 바꾸는 예술'이라고 말한다.

보수파 정치인은 물론이고 민주파 정치인에게서도 자신의 신념이 '이상주의'로 치부되고, '삼류대학에나 갔다'고 비웃음을 사는 상황에서 그가 기댄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었다.

그가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처럼 보인 싸움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희망이 보여서 계속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야 희망이 보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오늘은 광주, 내일은 홍콩'이 되기를, 언젠가 홍콩 사람들도 한국처럼 자유와 민주를 누릴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고 썼다.

프시케의숲. 348쪽. 1만6천원.
[신간] 나는 좁은 길이 아니다·말의 원칙
▲ 말의 원칙 = 카민 갤로 지음, 김태훈 옮김.
CNN 등에서 앵커로 일했고 '최고의 설득', '어떻게 말할 것인가' 등 화술에 관한 베스트셀러를 쓴 저자가 의사소통 능력을 증진하는 말의 기술을 소개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설득력을 얻으려면 주장이 논리적 구조(로고스)를 지녀야 하고 발화자의 인격과 품성(에토스)을 토대로 신뢰성을 확보해야 하며 청자와 감정적 유대(파토스)를 이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자는 이를 인간 심리에 대한 최초의 진정한 논의로 간주한다.

파토스, 즉 감정을 대단히 중요한 요소로 삼았기 때문이다.

마틴 루서 킹의 연설, '미국 역사에서 가장 설득력이 뛰어난 문서'인 독립선언문 등이 이 같은 기술을 잘 활용한 역사적 사례다.

저자는 이어 링컨, 케네디에서 현재 각 분야 최정상급 과학자, 기업가 등의 화술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말의 기술을 집약해낸다.

그가 제시하는 '상위 1%가 사용하는 말의 기술' 가운데 첫 번째는 파토스의 원칙을 기억하는 것이다.

역경 극복과 같은 끌리는 이야기로 감정을 자극하면 기억은 오래가기 마련이다.

또 역사상 위대한 극작가들이 채택한 '3막 구조'를 따를 것을 권한다.

고전적인 각본에서 3막은 '주요 인물 소개', '난관의 등장', '문제의 해결'로 구성된다.

이를 기업 프레젠테이션에 활용한다면 '회사나 산업의 현재 상황 묘사', '문제와 해결책에 대한 논의',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 혹은 전략을 통한 문제의 해결' 구조가 된다.

이밖에 '단 한 줄로 승부하라', '최소한의 단어만 써라', '비유로 요리하라', '잠든 뇌를 깨워라', '두려움을 조절하라' 등이 저자가 제시하는 말의 기술이다.

알에이치코리아. 336쪽. 1만6천800원.
[신간] 나는 좁은 길이 아니다·말의 원칙
▲ 세계는 지금 = 문호철 지음.
방송사 워싱턴 특파원과 정치부장, 보도국장 등을 역임한 저자가 코로나 19 대유행에서 4차 산업혁명에 이르기까지 세계가 당면한 주요 현안을 해설하고 분석한다.

코로나 19 사태에서 저자는 역사의 아이러니이자 전염병 흑역사의 반복을 떠올린다.

몽골군이 유럽에 퍼트린 흑사병이 창궐함에 따라 교회의 절대성이 의심받기 시작하면서 중세 붕괴가 시작됐다.

중국이 600여년 전 몽골이 가로지른 실크로드의 현대판인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몽골군이 가져온 페스트균에 이탈리아 제노바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처럼 코로나 19 사태로 유럽 국가 가운데 이탈리아가 가장 먼저 큰 희생을 치렀다.

저자는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을 비판적으로 본다.

중국은 '국제사회와 공존공영'을 내세우지만, 개발원조 대상국들에 천연자원 접근권을 반강제적으로 요구하고 자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국토 일부나 항구 등 주요 시설 장기임차까지 요구한다.

또 경제적 관점에서도 매우 비효율적이어서 일각에서는 '일대일로'가 '시진핑 판 대약진운동'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고 지적한다.

이밖에 미·중 해외 주둔기지와 세계군사력, 미사일 방어체제와 사드, 핵무기 확산, 세계 각국에서 분출되는 분리주의 움직임과 포퓰리즘, 민족 갈등, 테러, 자원과 셰일 혁명, 정보통신과 디지털 등에 관해 나름의 관점을 제시한다.

종문화사. 324쪽. 1만5천800원.
[신간] 나는 좁은 길이 아니다·말의 원칙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