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자금책 역할하며 참여자 모집·관리…공개 여부 곧 결정
유료회원 30여 명 수사 중…20∼30대 많지만 미성년자도 일부 포함
조주빈 공범 '부따'도 신상 공개하나…경찰, 이번주 심의(종합)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운영자 조주빈(24)을 도와 대화방 개설·관리에 관여한 공범 '부따'의 신상을 공개할지를 놓고 경찰이 조만간 회의를 개최한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13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9일 구속된 강모(18)군과 관련해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 개최 대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부따'라는 대화명을 사용한 강군은 박사방 참여자들을 모집·관리하고 범죄 수익금을 조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조씨 측이 박사방 공동 운영자로 언급한 인물 중 하나다.

강군은 박사방 유료 회원들이 입장료 명목으로 암호화폐를 입금하면 이를 현금화해 조씨에게 전달하는 등 일종의 '자금책'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법률 검토를 꼼꼼히 했는데 (강군의)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범죄가 비교적 명확히 소명됐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충분한 증거가 있고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등 공익을 위해 필요할 경우 피의자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도, 청소년에 해당하는 경우는 예외로 둔다.

그러나 관련된 법인 '청소년 보호법'에서는 만 19세 미만을 청소년으로 보면서도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제외'한다는 단서가 있다.

강군은 2001년생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여러 공익적 필요도 있지만, 미성년자 신분 때문에 고민을 깊이 해야 할 사안"이라면서도 "위원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해서 결정을 내린 뒤 공개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심의위원회는 이르면 이번 주 중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경찰은 조씨에게 돈을 내고 대화방에 들어간 유료 회원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박사방) 유료회원 수사와 관련해 30여 명을 입건했다"며 "(신원이) 특정되는 대로 계속해서 수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조씨가 사용한 암호화폐 지갑 정보 등을 토대로 유료 회원들의 신상을 확인하는 한편, 조씨가 박사방에서 거둬들인 범죄 수익 규모를 확인하고 있다.

현재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오른 회원 중에는 20∼30대 남성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에는 미성년자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공무원이나 정치인 등은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조씨의 추가 범행을 확인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조씨가 최근까지 사용한 휴대전화 2대의 잠금 상태를 푸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아울러 조씨가 손석희 JTBC 사장과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 김웅 프리랜서 기자를 속여 금품을 가로챈 혐의와 관련해서는 피해 진술 등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진술과 관련해 부족한 부분 있어 이를 보강하는 수사를 해야 한다"면서도 조씨를 포함한 5명이 사기 범행에 가담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사항이라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성 착취물이 유통된 또 다른 대화방과 관련해서도 경찰은 피해자로부터 악성 댓글을 단 사람들을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무원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경찰은 "수사상으로 확인한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종근당 이장한(68) 회장의 아들이 여성의 신체를 불법적으로 촬영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최근 석방된 것과 관련해 "영장을 재신청하는 작업은 안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회장의 아들 이모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달 초 영장을 기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