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후보 사퇴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총학생회 공석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가 단일 후보로 출마한 선거운동본부(선본)의 사퇴로 작년에 이어 또다시 무산됐다.

13일 서울대 등에 따르면 이달 말 진행될 예정이던 제62대 총학생회 선거는 단일 후보였던 선본 '파랑'의 정·부후보가 선본 임원의 성추행과 학내 비판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결국 올해 11월로 미뤄지게됐다.

앞서 '파랑' 선본의 인권팀장을 맡은 전 인문대학 학생회장 A씨는 2년 전 함께 술자리를 한 여성에게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을 시도했고, 피해자가 거부했음에도 재차 성추행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A씨는 당시 "앞으로 학생 사회에서 책임을 지는 역할을 맡지 않겠다"고 말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했으나 이후 선본 인권팀장을 맡게 되자 피해자가 선본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려 "2018년 여름 성폭력 가해를 한 사실과 이후 있었던 일들에 대해 사과하고, 선본 팀장을 포함해 학생사회에서 맡고 있던 모든 자리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 선본 임원 성추행 논란으로 무산
A씨는 지난해 제자 성추행 의혹으로 해임된 서어서문학과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며 단식하는 등 학내 성폭력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일부 학생들은 성추행 사실을 알고도 A씨를 인권팀장 자리에 앉힌 선본에 책임을 물었다.

선본은 사과문을 게시했으나 "문제 제기 자체가 선본과 학생회의 정치적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앞으로 학생사회에는 학생도, 미래도, 희망도 없을 것" 등의 문구로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

선본 측은 이후 문제가 된 문구를 삭제하고 재차 사과했으나, 학내 비판이 거세자 정후보 박성호(자유전공학부), 부후보 최하영(언어학과) 씨를 비롯한 선본 구성원이 모두 사퇴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단독 출마한 '내일' 선본 구성원들이 포스터 표절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됐다.

당시 61대 총학생회도 함께 사퇴하면서 서울대 총학생회는 공석이 됐다.

서울대 총학생회 직무는 다음 선거가 치러지는 올해 11월까지 서울대 단과대 연석회의가 대행한다.

서울대 총학 선거는 2012년과 2014년에도 투표율 미달로 무산됐다.

2009년과 2010년에는 선거관리위원들의 투표함 사전 개봉 등 문제로 총학 선거와 재선거가 무산되면서 총학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