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통행증 없이 적발되면 범칙금"…모스크바 환자 1만명 넘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전 주민 자가격리를 시행 중인 러시아 모스크바시가 시내 이동을 위한 통행증 제도를 추가 도입했다.

자가 격리 조치를 통한 이동 제한을 더 철저히 관리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11일(현지시간)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통행증 제도 도입을 규정한 시장령에 서명했다.

15일부터 본격 시행되는 통행증 제도에 따르면 자가용, 대중교통(버스·지하철·택시 등 포함) 등으로 이동하는 주민들은 반드시 시정부 사이트(mos.ru), 휴대전화 SMS, 전화 등을 통해 디지털 통행증을 발급받은 뒤 외출해야 한다.

모스크바 차량이용 이동 통행증 제도 도입…코로나19 방역 강화
통행증 없이 이동하다 경찰 등 단속 요원에 적발되면 범칙금 등의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다만 아직 통행증 제도는 차량 이용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걸어서 집에서 가까운 상점·약국에 가거나, 반려동물을 산책시키러 외출하는 경우 등에는 통행증을 발급받지 않아도 된다.

통행증은 크게 1) 출퇴근용, 2) 의료기관 방문용, 3) 기타 목적용 등 세가지로 나뉜다.

출퇴근용 통행증은 기간 사업장으로 분류돼 4월 30일까지 선포된 유급 휴무와 무관하게 운영을 계속하고 있는 회사에 나가는 근로자들을 위한 것이다.

한번 발급받으면 유효기간이 이달 말까지이며 이동 횟수에 제한이 없다.

긴급히 병원을 찾는 환자와 보호자 등을 위한 의료기관 방문용 통행증은 하루 동안만 유효하며 필요시 매번 다시 발급받아야 한다.

생필품 구매, 교외 별장 방문, 기차역·공항 이동 등을 포함한 개인용무로 외출하는 사람들을 위한 기타 목적용 통행증은 하루 동안만 유효하고 1주일에 두 차례만 발급받을 수 있다.

디지털 통행증에는 유효기간, 보유자 신원, 이동 목적 등을 표시하는 16자리의 숫자·문자 식별코드와 QR 코드 등이 찍힌다.

차량으로 외출하는 주민들은 이 디지털 통행증을 종이에 프린트하거나 휴대전화에 다운받아 갖고 있다가 단속 요원이 요구하면 신분증과 함께 제시해야 한다.

소뱌닌 시장은 "통행증 제도는 수많은 모스크바 시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최대한 빨리 역경을 극복해 일상으로 복귀하는데 필수적인 시스템"이라며 주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모스크바시는 코로나19 상황이 계속 악화하고 주민 이동 통제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경우 통행증 제도를 도보 이동자들에게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모스크바시와 인접한 모스크바주(州)도 15일부터 통행증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급증세를 보여 12일 현재 전체 발병자가 1만5천770명, 모스크바 발병자는 1만158명으로 늘었다.

모스크바 차량이용 이동 통행증 제도 도입…코로나19 방역 강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