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확진자 5천865명…"일찍 방역 나서 확산 줄여"
인도 정부 "봉쇄령 없었으면 확진자 82만명 나왔을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인도 정부가 발동한 국가봉쇄령 덕분에 확진자 수가 100분의 1 가량 줄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비카스 스와루프 인도 외교부 차관은 9일 외신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화상 브리핑에서 봉쇄령이 없었다면 이달 15일 인도의 확진자 수는 82만명에 이르렀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와루프 차관은 정부 유관 기관인 인도의학연구위원회(ICMR)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런 추정치를 내놨다.

10일 오전 현재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5천865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하루 평균 500∼600명씩 신규 확진자가 나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중순에는 8천∼9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정부의 추산이 맞는다면 국가봉쇄령 덕분에 예상 확진자 82만명을 100분의 1가량으로 줄이게 된 셈이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22일 하루 자발적 통행 금지를 한 데에 이어 같은 달 25일부터 3주간 국가봉쇄령을 내렸다.

인도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세를 억제하기 위해 봉쇄령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스와루프 차관은 "봉쇄령을 내리지 않았다면 우리는 이탈리아와 같은 상황에 부닥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에는 현재 14만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상태다.

스와루프 차관은 인도의 확진자 수가 미국이나 이탈리아에 비해 적은 것은 봉쇄령 외에 초기 방역 대응도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도에 첫 확진자가 생기기 13일 전인 1월 17일부터 공항에서 발열 체크를 시작했다"며 이후 입국 제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강화했다고 밝혔다.

스와루프 차관은 "우리는 확진자 수가 600명 수준일 때 국가봉쇄령을 내렸다"며 "다른 나라는 수천 명이 감염된 후에 관련 조치를 도입했다"고 덧붙였다.

인도 정부 "봉쇄령 없었으면 확진자 82만명 나왔을 것"
인도 정부는 확진자 폭증에 대비해 관련 시설과 장비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스와루프 차관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 대응 지정 병원 520곳과 격리 병상 8만5천여개, 중환자용 병상 8천500개가 확보됐다.

여기에 인도 정부는 5천570곳의 의료 시설과 19만7천400개의 격리 병상, 3만6천700개의 중환자용 병상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인도 정부는 2천500량의 열차를 개조해 4만개의 격리 병상을 추가로 만들고 있다.

스와루프 차관은 검사 시설은 물론 진단 키트와 인공호흡기 등 장비도 대폭 추가하는 중이라며 "검사 시설은 1월에는 1곳뿐이었으나 지금은 민관 223개로 늘었다"고 강조했다
이런 코로나19 긴급 대응을 위해 인도 정부는 최근 19억7천만달러(약 2조4천억원) 규모의 예산 투입을 승인했다.

하지만 인도의 의료 인프라가 여전히 열악한 데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쉽지 않은 밀집 생활환경 때문에 인도의 확진자 폭증은 시간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의 공중보건 전문가 라마난 랙스미나라얀은 앞으로 3억 명에 가까운 인도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인도 정부 "봉쇄령 없었으면 확진자 82만명 나왔을 것"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