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신 정보 속이는 '심박스' 제공해 6억7천만원 사기 방조
검찰, '마스크 사기조직에 통신장비 제공' 업자 구속 기소
마스크 보이스피싱 사기 조직에 발신 정보를 속이는 통신장비를 제공해 범행을 도운 업자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4부(신형식 부장검사)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심박스'를 제공한 A(61)씨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및 사기 방조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타인 명의로 만들어진 '대포 유심칩' 54개를 장착한 심박스를 이용해 송신인의 전화번호를 조작하고, 통신을 불법적으로 매개한 혐의를 받는다.

심박스란 다수의 유심칩을 동시에 장착할 수 있는 기기다.

해외에서 이 기기에 접속해 전화를 걸면 발신 번호가 국내 번호로 조작되기 때문에 보이스피싱 조직이 자주 사용한다.

A씨는 올해 1월 해외 소재 보이스피싱 사기조직에 이 심박스를 제공해 6억7천430만원 상당의 사기를 벌이도록 방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기 조직은 인터넷에 '마스크를 대량 판매하겠다'는 글을 올린 후, 심박스를 통해 전화를 걸어 피해자들을 속이고 돈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A씨를 구속 상태로 송치받은 후 피해자 추가 조사 등을 거쳐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비대면 온라인 마스크 거래의 경우 상대 업체가 실제 존재하는지를 확인하는 등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마스크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을 악용한 경제 범죄 사범에 대해 엄정 대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