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됐던 하이트진로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월 출시한 맥주 테라가 예상 밖의 선전을 펼친 덕분이다. 오비맥주 카스와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도 힘을 보탰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타격 입을 줄 알았는데…엇! 하이트진로 잘나가네
유가증권시장에서 6일 하이트진로는 지난 금요일 대비 5.17% 오른 2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보합으로 장을 마친 2일을 제외하고 10일 연속 상승하며 주가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테라 판매가 증가했다는 소식이 호재였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3월 테라 판매량은 약 215만 상자에 달했다. 이는 전달에 비해 7.5%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진로이즈백은 약 102만 상자로 전월 대비 7.3% 줄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그동안 테라의 인기로 재고를 쌓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빠르게 판매가 늘었다”며 “도매상과 소매상이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고객의 수요가 줄어도 주문은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집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테라를 많이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회식이 줄어들면서 유흥 시장에서의 수요는 줄어들었지만, ‘홈바’ 등을 통해 집에서 술을 마시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가정 수요는 증가했다. 지난해 유흥 시장과 가정 시장 비중이 55% 대 45%로 나뉘었는데, 올해 1분기에는 가정 시장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테라를 앞세운 하이트진로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트진로의 맥주 시장 점유율은 2019년 1분기 22.5%에서 4분기에는 27.8%까지 올라왔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시장에서도 참이슬 모델로 아이유를 재발탁하는 등 공격적으로 마케팅할 계획이다.

이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분기 25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하이트진로는 올해 1분기 약 14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흑자전환한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맥주에서 적자폭이 축소되고 소주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된 영향이다.

다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하이트진로도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주류는 도매상을 통해 거래하는 만큼 즉각적으로 주문이 빠지지는 않는다”며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유흥 시장이 지금보다 위축돼 판매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