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카트만 잔뜩 쌓인 기내식 공장…하루 생산량 7만→3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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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자 1천300명에서 300명으로 줄어…"경험한 적 없는 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타를 맞은 항공업계가 최악의 경영난에 빠지자 항공사에 기내식을 납품하는 기내식 생산공장도 사실상 멈춰 섰다.
2일 인천공항 활주로 측면에 맞닿은 곳에 있는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 센터에는 항공기에 실리지 못한 기내식용 카트(밀 카트)가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쌓여 있었다.
평소라면 냉장 트럭이 쉴 새 없이 드나들었을 센터 1층 출고장에는 20개의 도크(Dock) 가운데 10개가 아예 막혀 있었다.
열려 있는 10개 중에도 취재진이 방문했을 당시 기내식을 싣는 곳은 없었다.
막힌 도크 뒤쪽을 채운 것은 '카트'였다.
이 업체가 쓰는 카트는 총 8천500개 정도. 원래는 대부분이 항공기에 실려 승무원들이 승객 좌석으로 기내식을 배달하는 데 쓰인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한항공뿐 아니라 전 세계의 항공사가 멈춰서면서 카트 5천여개가 기내식 생산공장에서 자리만 차지하는 신세가 됐다.
카트는 출고장뿐 아니라 냉장창고, 기내식 작업장 등에도 쌓여 있었다.
반면에 기내식에 필요한 식자재나 음식물은 이날 생산공장에서 보기가 힘들었다.
이 업체의 작년 하루 생산량은 7만1천식(1식: 한 사람이 기내에서 먹는 1회 식사) 정도였다.
지난주에는 이 수치가 3천700식으로 줄었다.
이번 주에는 더 줄어 일일 3천식 정도만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량이 20분의 1 넘게 줄어든 셈이다.
이 항공사는 대한항공은 물론 다른 고객사의 국제선 여객기에 기내식을 공급한다.
이날은 공급 대상 비행기는 대한항공 12대, 다른 고객사 2대에 그쳤다.
이 역시 평소(약 200여대) 20분의 1 수준이다.
음식을 그릇에 담는 '디시 업'(Dish-up) 작업장에는 가동 중인 생산 라인이 2곳뿐이었고 작업자도 10여명 정도에 그쳤다.
150명이 생산라인 20곳에서 일해야 하는 곳이다.
나머지 공간은 빈 카트가 채우고 있었다.
또 그릇에 담긴 기내식을 1인용 쟁반에 모으는 '트레이(쟁반) 세팅' 작업장도 평소에는 500여명이 분주하게 움직여야 하는 곳이지만 이날은 근무자가 20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곳 역시 빈 카트만 잔뜩 쌓여 있었다.
공장 운영이 이런 실정이다 보니 많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고 있다.
이 공장은 평소 하루 1천300명이 출근했는데, 코로나19 이후 일일 출근자 수가 300명 정도로 줄었다.
1천명 정도가 출근을 못 한 셈이다.
생산직 노동자들은 대부분 파견업체 소속이다.
현장의 한 관계자는 "장기근속자들부터 권고사직이 이뤄지고 있는데, 회사에 애착을 가졌던 분들은 사물함을 비우면서 다들 눈물을 흘린다"고 안타까워했다.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본부 김세용 수석은 "2001년 개항한 이래 이런 위기는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다"며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때도 일일 생산량이 3만식 아래로 내려간다는 것은 상상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가장 무서운 것이 2월 첫주 이후 9주 연속 일일 생산량 최저치를 경신했다는 점"이라며 "미국처럼 국가가 지원하지 않으면 앞으로 한두 달 안에 항공사는 물론 그 소속 기내식 기업들도 문을 닫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2일 인천공항 활주로 측면에 맞닿은 곳에 있는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 센터에는 항공기에 실리지 못한 기내식용 카트(밀 카트)가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쌓여 있었다.
평소라면 냉장 트럭이 쉴 새 없이 드나들었을 센터 1층 출고장에는 20개의 도크(Dock) 가운데 10개가 아예 막혀 있었다.
열려 있는 10개 중에도 취재진이 방문했을 당시 기내식을 싣는 곳은 없었다.

이 업체가 쓰는 카트는 총 8천500개 정도. 원래는 대부분이 항공기에 실려 승무원들이 승객 좌석으로 기내식을 배달하는 데 쓰인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한항공뿐 아니라 전 세계의 항공사가 멈춰서면서 카트 5천여개가 기내식 생산공장에서 자리만 차지하는 신세가 됐다.
카트는 출고장뿐 아니라 냉장창고, 기내식 작업장 등에도 쌓여 있었다.
반면에 기내식에 필요한 식자재나 음식물은 이날 생산공장에서 보기가 힘들었다.

지난주에는 이 수치가 3천700식으로 줄었다.
이번 주에는 더 줄어 일일 3천식 정도만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량이 20분의 1 넘게 줄어든 셈이다.
이 항공사는 대한항공은 물론 다른 고객사의 국제선 여객기에 기내식을 공급한다.
이날은 공급 대상 비행기는 대한항공 12대, 다른 고객사 2대에 그쳤다.
이 역시 평소(약 200여대) 20분의 1 수준이다.

150명이 생산라인 20곳에서 일해야 하는 곳이다.
나머지 공간은 빈 카트가 채우고 있었다.
또 그릇에 담긴 기내식을 1인용 쟁반에 모으는 '트레이(쟁반) 세팅' 작업장도 평소에는 500여명이 분주하게 움직여야 하는 곳이지만 이날은 근무자가 20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곳 역시 빈 카트만 잔뜩 쌓여 있었다.
공장 운영이 이런 실정이다 보니 많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고 있다.
이 공장은 평소 하루 1천300명이 출근했는데, 코로나19 이후 일일 출근자 수가 300명 정도로 줄었다.
1천명 정도가 출근을 못 한 셈이다.
생산직 노동자들은 대부분 파견업체 소속이다.
현장의 한 관계자는 "장기근속자들부터 권고사직이 이뤄지고 있는데, 회사에 애착을 가졌던 분들은 사물함을 비우면서 다들 눈물을 흘린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수석은 "가장 무서운 것이 2월 첫주 이후 9주 연속 일일 생산량 최저치를 경신했다는 점"이라며 "미국처럼 국가가 지원하지 않으면 앞으로 한두 달 안에 항공사는 물론 그 소속 기내식 기업들도 문을 닫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