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는 만우절인 지난 1일 '죠스바', '스크류바', '수박바'를 합친 '죠크박바'를 선보였다. /사진=롯데제과 제공
롯데제과는 만우절인 지난 1일 '죠스바', '스크류바', '수박바'를 합친 '죠크박바'를 선보였다. /사진=롯데제과 제공
식품업계가 매년 만우절마다 행해왔던 '펀슈머 마케팅'을 조심스러워하는 눈치다. 펀슈머는 '펀(Fun·재미)'과 '컨슈머(Consumer·소비자)'를 합친 말로, 물건 구매 과정에서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펀슈머를 대상으로 한 상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공유가 활발해 짧은 기간 내에도 입소문이 빠르게 퍼진다.

롯데제과는 만우절인 지난 1일 '죠스바', '스크류바', '수박바'를 합친 '죠크박바'를 선보였다. '죠크박바'의 외관은 스크류바의 비비 꼬인 모양을 따왔으며, 표면은 죠스바와 같은 회색으로 덮여있다. 아이스크림 안쪽은 수박바의 빨간색으로 채웠다.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이 기획 제품은 4월 한정판으로 전국 편의점 및 슈퍼마켓에서 800원에 판매된다. 롯데제과 측은 소비자의 반응이 좋으면 정식으로 상품을 출시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해 빙그레는 만우절을 맞아 '동그란 메로나'와 '네모난 비비빅'을 일부 편의점에서 한정판매했다./사진=빙그레 제공
지난해 빙그레는 만우절을 맞아 '동그란 메로나'와 '네모난 비비빅'을 일부 편의점에서 한정판매했다./사진=빙그레 제공
매년 소비자들을 즐겁게 했던 식품업계의 펀슈머 마케팅은 올해 롯데제과를 제외하고는 찾기가 어렵다. 지난해 빙그레는 만우절을 맞아 '동그란 메로나'와 '네모난 비비빅'을 일부 편의점에서 한정판매했다. 기존 네모난 메로나와 동그란 비비빅의 외형을 바꿔 만든 제품이다.

당시 소비자들은 "만우절 거짓말 아니냐", "생각보다 자연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흥미로워했다. 빙그레는 해당 제품을 구입한 뒤 인증샷을 찍어 이벤트 페이지에 게시하면 소정의 상품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하지만 올해 빙그레는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았다.

과거에는 실제 제품을 출시하지는 않았지만 SNS 상에 연출된 상품을 사진으로 올리는 경우도 인기를 끌었다. 농심은 지난해 만우절, 공식 SNS에 신라면의 분말을 스틱에 담아 포장한 '신라면 스프스틱', 과자 바나나킥 맛이 나는 분말을 담은 '바나나킥 분말스틱' 등의 이미지를 선보였다. 해당 글에는 "진짜로 출시된 제품이냐", "실제로 출시되면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농심 측은 올해도 김치 사발면을 '김치 cyber라면'이라고 포장한 제품을 SNS에 올렸지만 "이것저것 소소한 장난을 준비했지만 못하겠다"며 조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농심 SNS 캡처
농심 측은 올해도 김치 사발면을 '김치 cyber라면'이라고 포장한 제품을 SNS에 올렸지만 "이것저것 소소한 장난을 준비했지만 못하겠다"며 조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농심 SNS 캡처
농심 측은 올해도 김치 사발면을 '김치 Cyber라면'이라고 포장한 제품을 SNS에 올렸지만 "이것저것 소소한 장난을 준비했지만 못하겠다"며 조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오늘 하루는 거리를 두는 하루를 보내라"며 코로나19를 의식한 듯한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식품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무거워 과도한 '펀슈머 마케팅'을 진행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펀슈머마케팅은 SNS를 통해 소비자들과 장난치듯 소통함으로써 브랜드를 홍보하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올해는 사회적 상황을 고려해 이러한 마케팅을 활발하게 펼치는 것은 자제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룹 JYJ 소속 가수 김재중은 지난 1일 자신의 SNS 계정에 본인이 코로나 19에 걸렸다고 게시글을 올린 뒤 뒤늦게 "만우절 농담이었다"고 해명해 논란이 일었다. 비난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그는 2차 사과문을 게재하며 "해서는 안 될 행동이라고도 저 스스로도 인식하고 있다"면서 "SNS 글과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받으신 분들, 행정업무에 지장을 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