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쇼크, 길게 보면 좋은 투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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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사라 윌리엄슨 FCLT글로벌 CEO, 마크 와이즈맨 블랙록 임원
악재 결국은 극복…역사가 증명
리먼 쇼크 2~3년 만에 만회
캐나다연금, 채권 사들여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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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가 몰고온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시장이 가장 심한 충격에서 어떻게 회복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2008년 -0.1%, 2009년 -2.5%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0년께는 이미 미국 경제가 위기 이전 수준으로 성장하기 시작했고, 2013년이 돼서는 주가 대부분이 회복됐다.
그 당시 위기는 특정 자산과 채권을 좋은 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 이상적인 시장 조건을 마련했다. 캐나다의 연금 수급자를 대신해 투자하는 캐나다공적연금(CPP)과 같은 장기 투자자들은 헐값이 된 채권 등이 만기까지 유지된다면 전액 지불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렇기 때문에 과감하게 수십억달러의 고수익 선순위 채권을 아주 싼 가격에 매입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CPP는 캐나다 연금 수급자들에게 상당한 이익을 가져다 주었다.
2001년 9·11 테러도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충격을 주었지만 장기적으로 따져보면 그 피해는 이전 그대로 회복됐다.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테러 이후 거래 재개 첫날인 2001년 9월 17일 7.1% 폭락했다. 공격 후 몇 주 동안 소비자들은 평소보다 더 적은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했다. 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수요는 결국 급반등했다. 다우·나스닥·S&P500 지수가 9·11 테러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는 한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
세 번째 사례는 1973년의 석유 파동이다. 석유 수출 금지 조치로 유가가 폭등하자 미국 경제성장률은 1973년 5.6%에서 1974년 -0.5%, 1975년 -0.2%로 떨어졌다. 그러나 1976년 미국 경제는 5.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활기를 되찾았다. GDP는 9·11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3년 이내에 회복됐다.
1930년대의 대공황과 이번 사태는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벤 버냉키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1930년대 스타일의 전형적인 불황보다는 대형 눈폭풍이나 자연재해에 더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1929년부터 10여 년간 세계를 침체로 몰아넣은 대공황과는 달리 급격한 경기 하강 이후 급반등이 이뤄질 것이라는 낙관론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버냉키 전 의장은 “다음 분기에는 매우 가파르고 짧은 침체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셧다운(일시 정지) 기간 고용·비즈니스 부문에 너무 많은 타격이 가해지지 않는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빠른 경기 반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918~1919년 스페인 독감과도 비교해 볼 수 있다. 스페인 독감은 현대에서 가장 파괴적인 유행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수백만 명이 일을 할 수 없어 엄청난 ‘공급 쇼크’를 일으켰다. 사람들이 집에 머물면서 상품 수요가 줄어들었고, 전염병이 퍼질 것을 우려해 전 세계 행사가 취소됐다. 다우지수는 1917년 1월과 1919년 1월 사이에 40% 하락했다. 이후 1920년 12월까지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초기 위기 이후 3년 만에 시장이 회복되기 시작하더니 이후 10년 가까이 상승했다.
스페인 독감은 투자자들에게 독특한 기회를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지금의 위기와 비슷하다. 2007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매트리스 회사들은 스페인 독감의 대유행으로 수입이 증가하기도 했다. 길게 보는 투자자들은 역사상 최악의 공중보건 위기 속에서도 투자를 이어가 큰 수익을 거뒀다.
한 세기 이상에 걸친 이런 사건들을 종합하면 시장이 단기적인 충격을 받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거의 항상 회복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상황을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미래에 대한 잘 짜여진 계획을 포기해서도 안 된다.
원제=Investors, Keep Your Eye on the Long Run
정리=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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