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정유업체들이 잇따라 비상경영에 나서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4일 강달호 사장을 비롯한 50여 명의 전 임원이 급여의 20%를 무기한 반납하고, 경비 예산을 최대 70%까지 삭감하는 내용의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 회사 관계자는 “임원 급여 반납은 상징적인 조치지만, 경비 예산 삭감을 통해 올해 5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다음달 전 직원이 15일 이상 순차적으로 무급휴직에 들어가고 휴직 대상자를 조직장까지 확대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임원들의 급여 반납률도 기존 50%에서 60%로, 10%포인트 더 늘리기로 했다. 이번이 아시아나항공의 세 번째 자구책이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1년 전보다 국제 여객노선이 85% 축소됐으며 다음달 예약률도 전년 동기 대비 90%나 줄었다”며 “위기 극복이 최우선이어서 특단의 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국내 항공업계의 경영난은 가중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이날부터 한 달간 국내외 모든 노선 ‘셧다운’(일시 운항중단)에 들어갔으며 에어서울 등 다른 항공사들은 무급휴직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 역시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공장을 돌릴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에 처했다. SK이노베이션은 공장 가동률을 85%로 낮추고 GS칼텍스는 여수 공장의 정기보수 시기를 앞당기는 방식으로 가동률을 조정했다. 산업계 관계자는 “모든 국내 항공·정유회사들이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