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 등 기술표준 제정 40년…IEEE, 인터넷 '천지개벽' 이끌었다
100m 이내 거리에서 무선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 와이파이(Wi-Fi). 이 기술은 1999년 처음 등장했다. 이 당시의 무선 전송 속도는 11Mbps(초당 1.3MB), 1GB짜리 동영상을 내려받으려면 약 13분을 기다려야 했다. 이 속도도 데이터가 끊기지 않는다는 전제에서다. 당시 와이파이는 접속자가 조금만 몰려도 ‘먹통’이 됐다.

와이파이는 진화를 거듭해 2020년 현재 여섯 번째 기술표준인 ‘와이파이6’(802.11ax)까지 나왔다. 이론적으로 최대 9.6Gbps 속도를 구현한다. 무선으로도 기가비트 유선 랜(LAN) 수준의 속도를 제공한다. 초고화질(UHD)의 영화 한 편을 약 30초 안에 내려받을 수 있다. 접속자가 늘어나도 속도가 거의 떨어지지 않는다.

이더넷, 와이파이, 블루투스 같은 유·무선 네트워크 등 통신 기반기술의 표준은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를 통해 정해진다. 올해가 표준이 제정된 지 40년째다. IEEE 관계자는 “표준이 정해지면 제조업체들이 제품 개발에 나선다”며 “표준을 제시해야 제품 간 호환이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컴퓨터와 주변기기를 연결하는 이더넷도 IEEE 표준의 대표적 사례다. 1983년 이더넷에 대한 첫 표준이 마련된 이후 데이터센터, 서버, 프린터, PC, 태블릿, 스마트폰, 사물인터넷(IoT) 기기 등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초기 표준에서 초당 2.94Mb에 그쳤던 속도는 현재 400Gb로 높아졌다.

IEEE는 최근 표준 제정 40주년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네트워크 기술 혁신에 한국의 기여가 컸다고 평가했다. 유·무선 통신 기술이 빠르게 발달해 네트워크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IEEE 802 표준을 마련하는 워킹그룹에는 국내 대학 교수와 국책 연구기관 연구원,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 엔지니어 등이 참여하고 있다.

폴 니콜리치 IEEE 802 의장은 “한국 회원들의 노력 덕분에 IEEE는 기술 표준을 세계 시장에 제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