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전 부장판사(좌), 나경원 의원 (우) [사진=연합뉴스]
이수진 전 부장판사(좌), 나경원 의원 (우)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4·15 총선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 이수진 전 판사를 전략공천하기로 하면서 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과 선후배 판사 출신 대결이 성사됐다.

민주당은 4일 최고위원회에서 이 전 판사를 전략공천하는 방안을 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여성 법조인 출신인 이 전 판사가 이번 총선에서 나 의원을 이길 후보라고 판단하고 경쟁력 조사를 진행해왔다.

이로써 사법고시 출신의 두 여성 법조인이 한 지역구에서 맞붙게 됐다. 나 의원은 사시 34회, 이 전 판사는 사시 40회 출신으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덜한 이 전 판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전 판사는 전주성심여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 2002년 인천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 부산지법 가정지원 등을 거쳐 2015년 2월부터 2년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다.

이후 대전지법 부장판사, 대전가정법원 부장판사를 역임하고 지난해 2월부터 수원지법 부장판사와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을 겸임해왔다.

특히 이 전 판사는 2018년 8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당시인 2016~2017년 대법원 민사심층연구조에서 연구관으로 일할 당시 일제 강제징용 재판이 고의 지연된 의혹을 제기했다.

일본 미쓰비시 사건, 신일본제철 사건 등이 연구의뢰됐는데 주요사건임에도 정식 검토가 없었고, 이견이 첨예했다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됐어야 하는데도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는 국제인권법연구회 내에서 법관인사 등 사법제도를 연구한 '인사모'(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 핵심으로 활동하던 당시 양 전 대법원장 핵심 측근인 고위직 법관이 자신에게 2017년 3월로 예정됐던 인사모 토론회를 막으라는 지시를 했다고도 주장했다.

이 토론회에선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에 관료화된 인사와 제도개선'이 논의될 계획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를 거절한 뒤 '정상적이지 않은 인사발령'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27일 민주당 영입 기자회견서는 "오래 주저했지만 사법개혁을 위한 연구보고서들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현실을 보면서 결국 정치를 통해 바꿔야겠다고 결심했다"며 "고위법관들 스스로가 인권을 외면하고 있다. 잘못 쌓아온 엘리트의식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