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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로가 없다"…코로나19에 사상 최악 위기 맞은 항공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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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선 여객 '반토막'…한국인 입국제한에 노선 감축·운휴 잇따라
    LCC 대부분 '개점휴업'…임원사퇴·급여반납 등에 한계상황 봉착
    아시아나·이스타 인수도 차질 빚나…업계선 "정부 긴급지원 절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확진자수가 순식간에 3천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르며 항공업계는 벼랑 끝까지 몰리게 됐다.

    항공사별로 하루가 멀다 하고 자구책을 내놓고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제한 조치까지 늘어나고 있어 사실상 퇴로가 없는 싸움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지배적이다.

    1일 정부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2월 1∼3주 전체 국제선 여객은 310만명에 그쳐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3.7%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이전인 작년 12월(760만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코로나19가 확산 기미를 보인 1월에도 국제 여객수는 788만명이었다.

    사실상 인바운드(외국인 방한객)와 아웃바운드(내국인 출국)를 가릴 것 없이 여객 수요가 위축된 상황이라 항공업계의 시름은 한층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퇴로가 없다"…코로나19에 사상 최악 위기 맞은 항공업계
    ◇ 미주·유럽 노선도 줄이는 FSC
    대한항공은 이스라엘 텔아비브 항공편에 탑승했던 객실 승무원 1명이 2월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비상에 걸렸다.

    이 승무원은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은 이스라엘 성지 순례단과 같은 항공편을 탄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인천∼로스앤젤레스(LA) 노선에도 탑승해 귀국편 기내에 있던 2월21일부터 기침 등의 증상이 있었던 사실이 알려지며 해당 승무원의 동선과 추가 감염 가능성 등을 놓고 LA 노선 탑승객과 LA 한인 사회를 중심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같은 항공편에 탑승한 승무원 30여명에 대해 14일간 자가 격리하도록 하고 인천국제공항 인근 별도 건물에 위치한 인천승무원브리핑실(IOC)을 폐쇄했다.

    다음날인 26일부터 임산부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창립기념일(3월1일)을 맞아 이달 2일로 예정했던 창립기념식도 취소하고 온라인 영상 메시지로 대체하기로 했다.

    "퇴로가 없다"…코로나19에 사상 최악 위기 맞은 항공업계
    이런 가운데 매출액 비중이 30%에 달하는 미주 노선의 조정에도 들어갔다.

    인천∼샌프란시스코, 인천∼호놀룰루, 인천∼보스턴 노선의 운항을 일부 감축하고, 기재도 일부 변경해 공급 조정을 하기로 했다.

    비상경영에 돌입한 아시아나항공 역시 처음으로 유럽 노선 감축에 나섰다.

    일단 지역 사회 감염이 확인된 노선이 감축 대상에 포함됐지만 향후 운항 중단 내지는 감편 노선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 국무부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3단계 '여행 재고'로 격상한데다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제한을 강화하는 국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타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지난달 29일에는 베트남 당국이 갑작스럽게 한국발 여객기의 하노이 공항 착륙을 불허하면서 이미 인천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도중에 회항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주력 노선인 중국과 동남아 노선에 이어 대형항공사(FSC)의 매출액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미주와 유럽 노선까지 차질이 빚어지며 항공업계 전반적으로 암운이 드리운 모습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업종의 시총은 작년에 이미 8% 줄었는데 연초 이후 23%나 더 증발했다"며 "정상화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7일 김이탁 항공정책관을 단장으로 하는 긴급 항공상황반(TF)을 꾸려 항공 노선과 관련된 국제적 동향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정부 차원의 대응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퇴로가 없다"…코로나19에 사상 최악 위기 맞은 항공업계
    ◇ "이러다 공멸한다"…LCC, 정부에 'SOS'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LCC 업계는 노선 운휴, 임원 사표, 임금 반납 등 '마른 수건 쥐어짜기'를 연일 이어가고 있지만 사실상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다.

    연초부터 주력 노선을 줄줄이 접은 가운데 이미 대부분의 LCC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에어서울은 조규영 대표 이하 모든 임원이 일괄 사직서를 내고 이번 달에는 대표와 임원, 부서장 모두 급여를 100% 반납하기로 했다.

    특히 이달에는 단독 노선인 인천∼다카마쓰(高松)를 제외한 나머지 국제선의 운항을 2주간 중단한다.

    고객 환불 급증과 매출 급감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임직원의 급여를 40%만 지급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경영위기 극복과 고통 분담을 위해 임금의 25%를 자진 삭감하겠다고 먼저 사측에 제안하기도 했다.

    에어부산도 대표이사 이하 모든 임원이 일괄 사직서를 제출했다.

    진에어는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3∼5월 내에 1개월 단위로 순환 휴직을 시행하기로 했다.

    그나마 지난달 중순 일찌감치 위기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한 LCC '맏형' 제주항공은 임직원의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며 당초 예고했던 무급 휴직 대신 임금의 70%를 보장하는 유급 휴직으로 변경해 시행하기로 했다.

    "퇴로가 없다"…코로나19에 사상 최악 위기 맞은 항공업계
    이와 같은 자구책에도 LCC 업계가 사실상 고사 위기에 처하자 결국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LCC 6곳이 지난달 28일 공동 건의문을 내고 정부에 'SOS'를 청했다.

    LCC 사장단은 "지금 LCC는 작년 일본 불매 운동에 이은 코로나19 사태로 절체절명의 벼랑 끝에 서 있다"며 정부에 무담보·장기 저리 등 조건을 대폭 완화한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을 촉구했다.

    부채비율이 높은 항공사의 구조상 누적된 적자가 반영된 현시점에서 시중은행 상품을 통한 자금 조달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LCC 사장단의 입장이다.

    앞서 정부는 2월17일 항공 분야 긴급 지원 대책을 발표하며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LCC에 대해 산업은행의 대출심사절차를 거쳐 최대 3천억원 내에서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산은의 심사에 2∼3개월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유동성 위기에 놓인 LCC 입장에서는 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산은의 입장에서도 수백억원의 자금을 수혈해야 하는 만큼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 등에 대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안다"며 "정부 내에서도 관련 부처간에 항공업계의 어려움과 지원 필요성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한때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설과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무산설 등이 나돌기도 했다.

    인수 결정 시기보다 상황이 악화하며 매각 대상 항공사의 부채 비율이 높아지는 등 재무 건전성이 더 악화했기 때문이다.

    "퇴로가 없다"…코로나19에 사상 최악 위기 맞은 항공업계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작년 영업손실 3천683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적자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이스타항공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일단은 인수 주체 모두 이 같은 소문을 부인하며 "인수 작업이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당초 계획대로 4월까지 국내외 기업결합을 마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최종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28일에도 내부 회의를 열고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1월31일 공시 이후 아직 제주항공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2일 공시를 통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분간 항공업계의 업황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업계 안팎에서는 여전히 인수 무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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