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배정' 반대, 공천 반납할 것"…무소속 고향 출마 가능성 시사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김태호 전 경남지사에게 경남 창원 성산 전략공천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지사는 이 같은 제안을 거절, 고향인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출마 입장을 고수했다.

공관위가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전략공천을 결정할 경우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시사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당 박완수 사무총장은 지난 28일 저녁 김 전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공관위가 경남 창원 성산에 김 전 지사를 전략공천 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공관위가 이번 주 부산·울산·경남(PK) 공천 결과 발표를 앞두고 김 전 지사에게 '지역구 조정' 최후통첩을 한 셈이다.

경남 창원 성산은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의원,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 등을 배출한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린다.

지난해 4·3 보궐선거에서도 정의당 후보가 승리했다.

그만큼 경남에 위치하지만 통합당 입장에서는 험지로 불리는 곳이다.

김 전 지사는 그동안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출마 의지를 고수하며 'PK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공관위와 신경전을 벌여왔다.

통합당, 김태호에 '창원성산 공천' 제안…金 "차라리 잘라라"
김 전 지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사무총장에게 창원 성산 전략공천 제의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렇다면 '공천 강제 배정'과 다름없으니 공천을 반납하게 될 것이라고 분명한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15년 만에 고향에 돌아와 지난해부터 고향 분들에게 수없이 약속했는데, 이제 와서 창원 성산에서 출마한다면 창원 시민에 대한 우롱일 뿐 아니라 고향 분들에게도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관위에는 '마음에 안 들면 차라리 저를 공천에서 자르라'고도 말했다"며 "제 고향 지역에는 아무나 꽂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공관위의 오만한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지사는 '무소속 출마를 염두에 두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창원 성산에 공천한다면 이를 반납하고 민심의 평가를 직접 받겠다"며 "한 번도 떠나지 않았던 당을 떠나야 할 일이 생기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전 지사가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으면서 낙동강 전선 배치를 앞둔 공관위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전 대표도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공관위에 맞서 경남 양산을에 출마하겠다고 한 상태다.

홍 전 대표는 당초 경남 밀양·창녕·함안·의령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공관위가 수도권 험지 출마를 거듭 요구하자, 경남 양산을로 출마지역을 돌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과 '양산대첩'을 치르겠다고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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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