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트럼프 발언 31개 조목조목 조롱…트럼프 "CNN은 극좌 언론" 비난
오바마 행정부 관계자 "독감 사망자 수에도 놀란 트럼프, 공중보건에 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개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기자회견에서 '수준 이하'의 답변을 내놓은 데 대해 혹평이 쏟아졌다.

27일 미국 CNN 방송은 기자회견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중 31개를 뽑아 해당 발언에 숨겨진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를 풀이하면서 전문가와 보건당국이 앞서 발표한 자료를 바탕으로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시행한 모든 (선제) 조치들 덕분에 미국인의 감염 위험은 매우 낮다"고 말한 데 대해서 '매우 낮다'는 정도를 정량화하기 어렵다면서 앞서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발표를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정도 믿을 만한 사례로 볼 때 (바이러스 확산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며 중국에서의 확산 추세가 한풀 꺾이는 현상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중국을 '어느 정도 믿을 만한' 출처로 인용했다는 점을 조롱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한 부분에서는 CDC 발표와 상반된다며 독자에게 어느 쪽을 믿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얼마나 퍼졌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정말 훌륭하게 해왔다"는 자화자찬식 발언을 수차례 거듭한 점을 꼬집으면서 "트럼프는 자신이 '놀라운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한다.

그래, 잘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난 미국의 대통령이다.

다른 나라의 대통령이 아니다"라는 발언에 대해 "팩트 체크 결과 사실!"이라는 코멘트를 달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의사로부터 코로나19가 독감과는 다른, 이례적인 상황이라는 답변을 들었다는 부분에서는 "이제야 코로나19가 독감과 다르다는 걸 안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행정부에서 보건정책 자문관으로 일했던 이매뉴얼 에스겔 박사도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얼마나 공중보건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혹평했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이날 보도했다.

에스겔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매년 2만5천명에서 6만9천명이 독감으로 사망하고 있다는 사실에 (이제서야) 충격을 받았다고 인정한 사람"이라고 비꼬며 "그가 현 상황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가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CNN의 이 같은 보도 이후 트위터에서 CNN을 '극좌 방송사', '안티 트럼프 방송사'라고 비난하며 "코로나19에 대한 국가적 공포를 부추기기 위해서라면 뭐든 한다"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CNN이 "대통령을 탓하지 않는 사람들과의 인터뷰는 무시해버린다"고 비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