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그간 제재로 의약품 수입 막혀
전문가 "美, 정치적 책임 피하려는 의도"
27일(현지시간) 중동 매체 알모니터는 미국 재무부가 이란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미 재무부는 이란이 이란 중앙은행을 통해 인도주의적 물품을 거래할 경우에 한해 일반면허면제를 발급했다.
미국은 작년 9월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넣었다. 이로 인해 이란은 사실상 외국과 의료품 등 인도주의적 물품 거래도 할 수 없게 됐다. 기존 제재 조항상 보건용품과 의약품 등은 제재 예외 대상이긴 하지만, 물건을 수입할 때 대금 결제 핵심 역할을 이란 중앙은행이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란의 코로나19 대응 능력도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오스만 다르 글로벌헬스부문 책임자는 미국 CNBC에 “이란은 미국의 제재로 인해 의료 장비나 개인 방역 장비, 의약품 등을 수입하기 힘든 상태”라며 “그래서 주변국보다 코로나19 대응 능력이 제한적이고, 이런 상황이 이란 내 코로나19 환자 사망률을 올렸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로펌인 페라리앤어소시에이츠의 타일러 컬리스 제재법 전문 변호사는 “미국은 이란중앙은행 제재를 놓고 이란이 인도주의적 물자를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우려한 것 같다”며 “이 와중에 이란서 코로나19 사태가 심해지면서 이번 면허를 발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미국은 스위스와 이란 관련 인도주의적 무역협정도 체결했다. 스위스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우려하지 않고 이란에 인도주의적 물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내용이 골자다.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번 조치로 이란 국민들이 이란 정권의 영향을 받지 않고 인도적 물품을 받게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