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김종대·손혜원 여영국에게 '품앗이'…강효상, 구의원에게 기부받아
한복디자이너 박창숙씨가 정세균에 500만원…최태원·이영애, 정진석에게 기부
국회의원 '품앗이 기부' 여전…지방의원에게 후원금 받기도(종합)
친분이 있는 동료 의원에게 후원금을 주거나 받는 '품앗이 기부' 관행이 지난해에도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지방의회 의원이 현역 국회의원을 후원하는 행태도 그대로였다.

겸직이 가능한 지방의원들이 기부하며 직업을 회사원, 자영업자 등으로 기재하는 경우도 있어 실제 사례는 더 많을 전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7일 정치자금법에 따라 공개한 '2019년도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국회의원이 동료 국회의원에게 후원금을 내는 사례가 적잖이 파악됐다.

액수와 정당명은 지난해 말 기준이다.

◇ 비례 공천받은 도의원, 이듬해 지역구 의원에게 기부금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같은 당 이철희 의원으로부터 500만원을 후원받았다.

최운열 의원 역시 김태년 의원에게 500만원을 보냈다.

정의당 여영국 의원은 같은 당 심상정·김종대 의원이 500만원씩을 기부했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도 여 의원에게 500만원을 건넸다.

손 의원은 민주당 박완주 의원에게도 500만원을 기부했다.

이 같은 품앗이 기부는 정치권의 오랜 관행이다.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과거에는 계파 수장이 '가신'들을 챙기는 개념이 강했으나 요새는 동료 의원끼리 친분을 쌓기 위해 주고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기부금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각자 세액·소득공제 혜택을 쌓는 이점도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통화에서 "300만원 이하의 후원금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외부로 드러나지 않은 '소액 품앗이'가 훨씬 많다"며 "수십만원 대 품앗이가 대다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의원 '품앗이 기부' 여전…지방의원에게 후원금 받기도(종합)
전·현직 지방의원이 현역 의원에게 기부금을 건넨 사실도 다수 확인됐다.

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윤권근 대구 달서구의회 의원으로부터 매달 30∼40만원에 걸쳐 370만원을 기부받았다.

강 의원은 지난해 달서병 당협위원장이었다.

한국당 사무총장을 지냈던 박맹우 의원에게는 전 울산 남구 구의원인 김동칠씨가 500만원을, 한국당 경기도당 운영부위원장인 김근기씨가 400만원을 후원했다.

경주 지역구인 한국당 김석기 의원에게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에 경주시의원 공천 신청을 했던 이명수 스카이스포렉스 대표가 500만원을 보냈다.

작년 11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한국당 엄용수 전 의원의 경우 지역구인 함안군의 추경자 군의원으로부터 500만원을 후원받았다.

추 의원은 2018년 비례대표 공천을 받았다.

지방선거 등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현역 의원들이 전·현직 지방의원이나 출마 희망자가 후원금을 받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해마다 제기되고 있으나 현실은 변하지 않는 상황이다.

국회의원 '품앗이 기부' 여전…지방의원에게 후원금 받기도(종합)
◇ 가수 '싸이' 아버지 여야 4명에 500만원씩…스님이 기부도
기업인과 유명인들의 기부는 여야 의원을 가리지 않았다.

국무총리로 취임한 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한복 디자이너 박창숙씨로부터 500만원을 후원받았다.

박씨는 2013년 국회에서 정 의원 등 국회의원을 모델로 한복 패션쇼를 열기도 했다.

민주당 원혜영 의원에게는 전 SBS 미디어 그룹 회장을 지낸 윤세영 태영그룹 명예회장이 500만원을 기부했다.

윤 명예회장은 한국당 나경원 의원에게도 같은 액수의 기부금을 냈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에게는 유명미술학원 '창조의 아침' 박정원 원장이 440만원을 후원했다.

이들은 고교 동문이다.

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고려대 동문인 SK그룹 최태원 회장으로부터 500만원을 후원받았다.

배우 이영애씨도 정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했다.

정 의원은 이영애씨의 남편인 정호영씨의 삼촌이다.

한국당 윤상현 의원은 동명이인인 윤상현 한국콜마 대표가 500만원을, 허승범 삼일제약 부회장이 400만원을 후원받았다.

굽네치킨 창업자인 한국당 홍철호 의원에겐 굽네치킨 자회사 크레치코의 김재곤 대표가 500만원을 쾌척했다.

국회의원 '품앗이 기부' 여전…지방의원에게 후원금 받기도(종합)
여러 정당에 '분산 기부'를 한 사례도 적잖았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대표는 민주당 홍익표 의원, 한국당 나경원 의원, 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기부했다.

가수 싸이의 부친으로 유명한 박원호 디아이 대표는 민주당 우상호·오제세 의원과 한국당 안상수·이종구 의원에게 각각 400만원을 보냈다.

가족·친인척의 후원도 활발했다.

한국당 강석호 의원은 동생인 삼일 강제호 부회장, 아들인 스톨베르그앤드삼일 강승엽 전무로부터 500만원씩을 건네받았다.

한국당 성일종 의원은 형인 성우종 도원이엔씨 대표, 성석종 럭스피아 대표로부터, 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사촌인 민경삼 전 SK와이번스 단장에게 500만원씩 기부받았다.

한국당 엄용수 전 의원은 함안 마애사의 한 스님으로부터 500만원을 '보시'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