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직원들이 경기 이천공장에서 반도체 생산 공정을 점검하고 있다/사진=한경DB
SK하이닉스 직원들이 경기 이천공장에서 반도체 생산 공정을 점검하고 있다/사진=한경DB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에 크게 고전하면서도 '차세대 먹거리'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역대 최대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가 27일 공시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R&D 비용 총지출액은 전년 대비 10% 늘어난 3조1885억원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의 연간 R&D 투자 비용이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앞서 삼성전자도 최근 공시한 연결감사보고서를 통해 2019년 R&D 총지출액이 20조1929억원이라고 밝혔다. 전년(18조6504억원) 대비 8.3% 늘어난 규모로 삼성전자 역시 R&D 비용이 20조원선을 돌파한 것은 최초였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부진의 직격타를 맞았다. 삼성전자의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52.8%, SK하이닉스도 약 87% 급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양사의 R&D 비용 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술 투자를 줄이지 않고 미래 사업에 적극 투자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R&D 비용은 시스템 반도체와 퀀텀닷(QD) 디스플레이 등을 비롯한 신사업 투자에 집중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에 올라서겠다"며 기술개발 사업에 총 13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연평균 비용만 11조원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사업은 올 1월 '3나노 공정 기술' 세계 최초 개발 성과로 이어졌다. 작년 10월엔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탕정 공장 QD 생산라인에 약 13조원을 투자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차세대 기술 선점을 위한 투자를 지속했다. 지난해 6월 128단 4D 낸드플래시 양산에 성공한 SK하이닉스는 같은해 8월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2E D램', 10월에는 3세대 10나노급(1z) 16GB(기가비트) DDR D램을 개발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