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보건 인프라 감안하면 바이러스 확산시 치명적" 경고
BBC "북한, 확진자 없다지만 검진조차 못하는 상황일 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아직 자국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주장의 진위를 의심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건강 상태가 이미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 확산은 북한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영국 BBC방송은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대응하려는 북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 사회는 감염병에 크게 취약하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북한 당국자들과 관영 매체들은 북한에서 한 달 넘게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도 고도의 경계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민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자 중국과 맞댄 국경을 가장 빠르게 폐쇄한 국가 중 하나였다.

북한은 1월 말부터 중국을 오가는 열차와 항공편의 운행을 중단했다.

지난 13일에는 자국에 주재하는 외국 공관과 국제기구 대표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격리와 의료 관찰 기간을 기존 15일에서 30일로 연장했다.

이어 지난 23일에는 모든 수입 물자를 10일간 격리한 후 소독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오는 4월 예정된 평양 국제마라톤대회 역시 이례적으로 전면 취소했다.
BBC "북한, 확진자 없다지만 검진조차 못하는 상황일 수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열악한 보건 인프라를 거론하며 실제로 확진자가 발생해도 검진조차 못하는 상황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BBC는 북한의 일부 병원은 전기와 수돗물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을 정도로 공공 보건 체계가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평양 밖에는 이렇다 할 의료 시설이 없기 때문에 시골에선 확진 사례가 있어도 제대로 검사하지 못할 것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각국에서 가하는 경제 제재 때문에 고급 의료 장비 자체를 들여오기도 어렵다고 BBC는 덧붙였다.

지난해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가 발표한 '2019 세계 보건안보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보건안보 순위는 전체 조사대상 195개국 중 193위를 기록했다.

질병 창궐에 대한 대비가 가장 부족한 국가 중 하나라는 의미다.

안보 정책 전문가인 케빈 셰퍼드는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에 "팬데믹(pandemic·세계적 유행병)에 대한 북한의 대비 부족은 정권의 지도력을 저해하고 내부적 불안정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