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노딜 1년] 문 닫은 북한, 자력갱생 선언…경제난 정면돌파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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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美와 장기전 예고하며 자력 번영 주문…제재 속 고육지책
미국 대선판 주시하며 버티기 작전…코로나19에 초반부터 '삐끗'
"정세가 좋아지기를 앉아서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정면돌파전을 벌여야 한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연말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2020년 국정운영 방향을 이렇게 천명했다.
집권 이후 처음으로 신년사를 하지 않고 전원회의 보고를 통해 '새로운 길'의 좌표를 제시한 것이다.
지난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 4월 열린 4차 전원회의에서 '포스트 하노이' 노선으로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발전'을 공식화한 것의 연장선이다.
당시에도 김 위원장은 자력갱생을 통해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혈안이 돼 오판하는 적대 세력들에 심각한 타격을 줘야 한다"라고 독려했다.
미국에 태도 변화를 촉구하며 제시했던 이른바 '연말 시한'도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나면서 올해부터는 자력갱생을 토대로 한 '정면돌파' 의지를 더 확고히 하고 있는 셈이다.
우선 북미 관계 개선이 가져다줄 제재 완화·해제에 대한 기대감에 들떠있던 간부와 주민들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외부에 대한 기대를 갖지 말라고 주입하는 급급한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작년 연말 직접 미국과의 '장기적 대립'을 공개적으로 예고하면서 "적대 세력들의 제재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라고 말했다.
여기에 자력으로 번영하기 위해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자며 "우리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겠다"던 자신의 집권 초기 발언까지 뒤집었다.
하노이 북미회담 직후만 하더라도 회담 무산 사실은 '누락'한 채 "북미 관계개선에 따른 새로운 시대" 분위기를 띄우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것이다.
그런가하면 올해가 북한이 추진해온 5개년 경제발전 전략의 마지막 해임에도 전원회의에서는 그 달성에 대한 언급조차 없었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한 지난 4년간 펼쳐왔던 5개년 경제발전 전략의 실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장미빛 미래를 생약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더이상 경제가 추락하지 않도록 '내부 쥐여짜기'로 안간힘을 쓰는 한편 과학기술 발전과 경제 전반의 재정비 등을 통해 성장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올해 집권 8년 차를 맞는 젊은 지도자 김 위원장의 리더십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경우 최근 연일 실무자들 사이의 패배주의와 무책임성 등을 질타하며 경제 사령탑인 내각 중심의 통일된 '과업' 이행을 주문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제재로 각종 경제 개발에 필요한 자원 수입이 불가능한 상황임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면서, 자체적으로 '난관'을 돌파할 방도를 찾아내라고 촉구하고 있다.
동시에 지난해 12월 김 위원장의 백두산 군마 등정 이후 각계각층의 백두산 혁명전적지 답사를 독려하면서 내부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통일부도 지난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 자료에서 북한의 대내 정세와 관련해 "백두산혁명전적지 답사, 내각전원회의 확대회의, 단체·부문별 궐기대회 등 내부결속과 경제성과 창출 독려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일례로 중국 관광객 등을 겨냥해 어려운 여건에서도 양덕온천관광지를 완공해 개업에 들어갔지만 당장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암초에 직면했다.
북한은 25일 현재 확진자가 없다는 주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한 달 넘게 사실상 국가 역량을 코로나19 방역에 다 쏟아붓고 있다.
사업장을 직접 찾아 성과 창출을 독려해온 김 위원장의 경제 현장 시찰도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 7일(북한 매체 보도일 기준) 평안남도 순천시 순천인비료공장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속히 수그러들지 않는다면 북한이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중국과의 교류마저 막히면서 경제가 뒷걸음질 칠 가능성이 크다.
국제사회 제재가 유지되는 한 경제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관측도 지배적이다.
자력갱생을 통한 정면돌파전은 결국 제재 장벽에 맞서 내부의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는 고육지책인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표면적으로는 자력갱생 추구를 명분으로 미국의 국내 정치 상황을 주시하면서 당분간은 버티기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북한의 정면돌파전에 대해 "제재로 타격이 없진 않지만, 그 정도는 버티자는 생각을 하는 것"이라며 "북한 입장에선 (미국 대선) 이후 상황 변화를 보면서 판을 짜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미국 대선판 주시하며 버티기 작전…코로나19에 초반부터 '삐끗'
"정세가 좋아지기를 앉아서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정면돌파전을 벌여야 한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연말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2020년 국정운영 방향을 이렇게 천명했다.
집권 이후 처음으로 신년사를 하지 않고 전원회의 보고를 통해 '새로운 길'의 좌표를 제시한 것이다.
지난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 4월 열린 4차 전원회의에서 '포스트 하노이' 노선으로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발전'을 공식화한 것의 연장선이다.
당시에도 김 위원장은 자력갱생을 통해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혈안이 돼 오판하는 적대 세력들에 심각한 타격을 줘야 한다"라고 독려했다.
![[하노이 노딜 1년] 문 닫은 북한, 자력갱생 선언…경제난 정면돌파 '글쎄'](https://img.hankyung.com/photo/202002/PYH2020010718490004200_P2.jpg)
우선 북미 관계 개선이 가져다줄 제재 완화·해제에 대한 기대감에 들떠있던 간부와 주민들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외부에 대한 기대를 갖지 말라고 주입하는 급급한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작년 연말 직접 미국과의 '장기적 대립'을 공개적으로 예고하면서 "적대 세력들의 제재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라고 말했다.
여기에 자력으로 번영하기 위해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자며 "우리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겠다"던 자신의 집권 초기 발언까지 뒤집었다.
하노이 북미회담 직후만 하더라도 회담 무산 사실은 '누락'한 채 "북미 관계개선에 따른 새로운 시대" 분위기를 띄우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것이다.
그런가하면 올해가 북한이 추진해온 5개년 경제발전 전략의 마지막 해임에도 전원회의에서는 그 달성에 대한 언급조차 없었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한 지난 4년간 펼쳐왔던 5개년 경제발전 전략의 실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장미빛 미래를 생약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더이상 경제가 추락하지 않도록 '내부 쥐여짜기'로 안간힘을 쓰는 한편 과학기술 발전과 경제 전반의 재정비 등을 통해 성장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올해 집권 8년 차를 맞는 젊은 지도자 김 위원장의 리더십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경우 최근 연일 실무자들 사이의 패배주의와 무책임성 등을 질타하며 경제 사령탑인 내각 중심의 통일된 '과업' 이행을 주문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제재로 각종 경제 개발에 필요한 자원 수입이 불가능한 상황임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면서, 자체적으로 '난관'을 돌파할 방도를 찾아내라고 촉구하고 있다.
동시에 지난해 12월 김 위원장의 백두산 군마 등정 이후 각계각층의 백두산 혁명전적지 답사를 독려하면서 내부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통일부도 지난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 자료에서 북한의 대내 정세와 관련해 "백두산혁명전적지 답사, 내각전원회의 확대회의, 단체·부문별 궐기대회 등 내부결속과 경제성과 창출 독려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노이 노딜 1년] 문 닫은 북한, 자력갱생 선언…경제난 정면돌파 '글쎄'](https://img.hankyung.com/photo/202002/PYH2020021901490004200_P2.jpg)
일례로 중국 관광객 등을 겨냥해 어려운 여건에서도 양덕온천관광지를 완공해 개업에 들어갔지만 당장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암초에 직면했다.
북한은 25일 현재 확진자가 없다는 주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한 달 넘게 사실상 국가 역량을 코로나19 방역에 다 쏟아붓고 있다.
사업장을 직접 찾아 성과 창출을 독려해온 김 위원장의 경제 현장 시찰도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 7일(북한 매체 보도일 기준) 평안남도 순천시 순천인비료공장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속히 수그러들지 않는다면 북한이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중국과의 교류마저 막히면서 경제가 뒷걸음질 칠 가능성이 크다.
국제사회 제재가 유지되는 한 경제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관측도 지배적이다.
자력갱생을 통한 정면돌파전은 결국 제재 장벽에 맞서 내부의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는 고육지책인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표면적으로는 자력갱생 추구를 명분으로 미국의 국내 정치 상황을 주시하면서 당분간은 버티기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북한의 정면돌파전에 대해 "제재로 타격이 없진 않지만, 그 정도는 버티자는 생각을 하는 것"이라며 "북한 입장에선 (미국 대선) 이후 상황 변화를 보면서 판을 짜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